‘미래교통’ 에어택시 도심공항, K-건설이 세계 표준 만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6 14:48

[미래먹거리 찾는 건설사들]3. 건설업계, 버티포트 시공역량 키운다

UAM산업 중 버티포트 시장 비중 약 43%…2040년 835조원 규모

프랑스·미국·영국 등 주도, 완성도 아직…국내 실증 세계수준 맞출 것

'UAM 퓨처팀' 컨소시엄 일원인 GS건설이 리모델링형과 신축형, 모듈러형 모델 설계안을 제시했다. GS건설

▲'UAM 퓨처팀' 컨소시엄 일원인 GS건설이 리모델링형과 신축형, 모듈러형 모델 설계안을 제시했다. GS건설

하늘택시로 불리게 될 도심항공교통(UAM) 사업 상용화를 앞두고 건설사가 미래 도심공항이라 할 수 있는 버티포트 혁신 콘셉트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기체와 버티포트 기준안이 정비되지 않는 상태서 정부 지원에 힘 입어 한국 건설업체들이 버티포트 '세계표준'을 주도해 약 835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글로벌 민간기업 선도하나 완성도는 아직

26일 도심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UAM이 뜨고 내리는 도심 공항(버티포트)의 설계 및 시공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2040년까지 약 83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미래먹거리 개척을 위한 세계적 표준 선점 차원에서다. UAM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 중 약 43%는 버티포트와 관련한 산업 분야에 들어간다. 버티포트는 수직 비행(Vertical Flight)과 항만(Port)의 합성어로 UAM기체가 이착륙할 수 있는 정거장이나 터미널, 크게는 소규모 도심공항으로까지 불릴 수 있다.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2040년 UAM시장의 전체 규모는 1조5000억 달러(약 2003조)인 가운데, 이 수치를 버티포트 시장에 대입하면 전 세계적으로 약 6235억 달러(약 835조원)의 시장 규모가 형성된다.



세계에선 이미 버티포트가 민간기업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그나마 지표로 인정받는 SMG컨설팅이라는 기업의 UAM 인프라 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베타테크놀로지와 이탈리아의 어반V가 7.1로 인프라 지수가 가장 높다. 이 지수는 회사가 받은 자금과 회사를 이끄는 팀, 에코시스템 파트너십, 버티포트 네트워크 진행 상황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수치다.


국영기업인 파리공항그룹(ADP)이 7.0으로 뒤를 이었고, 롯데건설과 협업하는 영국 스카이포츠(6.9)와 국내 스타트업 플라나와 협업하는 스페인 블루네스트(6.5), 현대차 그룹이 투자하는 영국 어반에어포트(6.5), 스페인 국영기업 페로비얄(6.3), 미국 스카이웨이(4.7) 등이 뒤를 이었다. 아직 국내는 공공기관도 기업도 랭크에 올리지 못한 실정이다. 현재로선 프랑스 파리가 올해 7월 파리하계올림픽을 앞두고 UAM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버티포트 실현이 가장 유력하다. 다만 시설만 구축할 뿐 제대로 된 버티포트로서의 기능까지 도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있다. 완성도는 추후 지켜봐야 한다.




궁극적으로 버티포트는 승객들이 쉽게 이용할 최적의 입지와 상가분양 및 휴게소 등 사업자의 수익성 담보, 대중교통처럼 저렴한 요금체계 산정, UAM이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날씨와 조류 충돌 등 버티포트 안전성이 확보돼야 제대로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 K-UAM 실증사업 통해 '세계표준' 만든다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설계한 저층형 개활지 버티포트 투시도.

세계표준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K-UAM이라는 이름으로 UAM산업을 민간에 개방하고 실증·시범사업 구역을 제도화해 민간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 놨다. 아마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등 공항을 중심으로 버티포트가 가장 먼저 구축될 것이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따르면 여의도와 잠실을 잇는 한강변을 따라 UAM회랑과 버티포트를 구축하는 상용화가 올해 하반기 돌입한다. 최근에는 국토부가 버티포트 관련 법제도화 추진 및 설계기준안 등 초석을 다지는 중이다.




버티포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구성되기 전 건설사들은 이미 설계와 시공 분야에 기술력을 가다듬고 있다. 현대건설은 정부의 K-UAM 그랜드챌린지 중 현대차·KT 컨소시엄에 참여해 에어사이드(제한구역)와 승객 터미널 등 설계·시공 기술을 발굴해 향후 구축 모델까지 마련하는 계획을 세웠다. 대우건설은 제주항공과 컨소시엄을 맺고 도심 고층빌딩에 설계한 버티포트와 저층형 개활지 버티포트를 솔루션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층형은 기존 교통수단인 KTX 등과의 연계교통을 맺을 수 있고, 저층형은 관광에 특화시킬 수 있다. GS건설은 카카오모빌리티 및 LG유플러스와 UAM퓨처팀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버티포트 콘셉트 디자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서 GS건설은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해서 부착한 리모델링형 버티포트와 복합용도 건축물에 새로 구축하는 신축형 버티포트, 표준화된 모듈을 기반으로 한 모듈 버티포트 설계안을 제시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이미 우리나라 건설사는 인천공항을 비롯한 여러 공항을 건설한 기술력을 검증 받았다"며 “정부에서 버티포트 설계에 대한 기준만 정해준다면 혁신적인 버티포트 설계와 시공을 맡을 준비가 돼 있고, 이 실적을 토대로 '세계표준'을 구축해 해외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버티포트 기술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김준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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