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종가 수익률 119%…따따블 ‘옛말’
공모밴드 상단 초과…1년 새 3→14개사로 급증
비싼 공모가·단타족 증가 등에 IPO 수익률 감소
엔젤로보틱스를 끝으로 1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마무리됐다. 지난 1월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기업이 탄생하면서 IPO 흥행이 기대됐으나 예상과 달리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종목(스팩, 코넥스 제외)은 총 14개로 전년(17개) 대비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에이피알이 유일하게 신규 상장했고 엔젤로보틱스, 우진엔텍 등 13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1분기에 상장한 공모주의 공모가 대비 종가 수익률은 평균 119.9%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보면 지난 1월 상장일 따따블을 기록한 우진엔텍과 현대힘스가 수익률 300%로 가장 높았다. 지난 26일 상장한 엔젤로보틱스가 225%가 뒤를 이었고 이닉스(165%), 케이웨더(137%), 스튜디오삼익(121%) 순으로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 1월 180%에 달했던 신규 상장사의 수익률은 매월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첫 조 단위 기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글로벌 뷰티테크기업 에이피알의 상장일 수익률이 27%에 그쳤다. 이에이트도 수익률이 13%에 그치며 1분기 신규 상장 기업 중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 규모도 줄었다. 올 1분기 공모 규모는 총 455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5297억원보다 13.9% 감소했다.
IPO 시장이 연초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관련 수치가 하락하는 등 맥을 못 추는 데는 지나치게 높아진 공모가의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IPO 시장은 지난 1월 우진엔텍과 현대힘스가 잇달아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하면서 따따블 기업이 대거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돼왔다. 하지만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단계에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기 시작했다. 높아진 공모가에 수익률이 하락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실제로 1분기에 신규 상장한 14개 종목 모두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했다.
IR큐더스에 따르면 1분기 신규 상장사의 최종 공모가는 공모밴드 상단 기준을 평균 20% 초과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17개사 가운데 공모밴드 상단을 초과한 기업은 3곳에 불과했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공모밴드 상단 초과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지난 13일 상장한 오상헬스케어와 지난 26일 상장한 엔젤로보틱스로 각각 밴드 상단을 33.3% 초과했다. 이닉스도 공모가 밴드가 9200~1만1000원에 형성됐으나 수요예측 이후 책정된 공모가는 1만4000원으로 공모초과 비율이 27.3%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IPO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상장한 포스뱅크의 경우 지난 26일 장중 1만3130원까지 떨어지며 공모가인 1만8000원을하회했다. 지난달 6일 상장한 스튜디오삼익과 지난 1월25일 상장한 HB인베스트먼트도 26일 종가 기준 공모가를 하회하는 양상이다.
IPO 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여전하지만 단타를 노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떨어지고 주가가 하락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여전히 HD현대마린솔루션, 케이뱅크 등이 IPO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2분기 이후에도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