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사진=로이터/연합)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기준금리 인하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만큼 연준이 관망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올해 미국 금리인하 전망을 둘러싼 연준 내부 분열이 재확인된 셈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월러 이사는 뉴욕경제클럽에서 '아직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제목의 연설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는 실망스럽다"며 “최근 데이터에 반응을 한다면 금리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인하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것이 적절하다는 게 내 견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와 노동시장이 강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며 “이런 징후들을 봤을 때 통화정책 완화의 시작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또 “최근 경제지표는 인플레이션을 2%로 지속 가능한 궤도에 유지하기 위해선 금리를 이전보다 더 오래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진척은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을 적절하게 만들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이런 진척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이 단계를 밟을 준비가 안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의 강세는 정책완화를 기다리는 데 따른 리스크는 너무 빠르게 행동하는 것보다 크게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갖고 있는 월러 이사는 이번 연설에서 “서두르지 않겠다"(no rush)를 네 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 반등에 따른 금리 추가 인상과 관련해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월러 이사의 이러한 발언은 올해 금리인하 전망을 둘러싼 연준 내부에서 분열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연준이 지난 20일 3월 FOMC 정례회의 결과에서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가 4.6%(중간값)로 제시됐다.
이는 작년말 FOMC 발표와 마찬가지로 올해 안에 0.25%포인트씩 3차례, 총 0.7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번 점도표에선 연준 위원들 19명 중 10명이 연내 3회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나머지 9명은 연내 2회 이하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6월에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8일 한국시간 오전 9시 54분 기준, 연방기금 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5.25~5.5%로 동결될 가능성을 37.5%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25.1%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