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 이곳] 경기 수원정 ‘교수 출신 신인 간 격돌’…역사학자 김준혁 vs 범죄학자 이수정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31 11:52
왼쪽부터 경기 수원정 지역구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

▲왼쪽부터 경기 수원정 지역구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

경기도 수원정 지역구는 경기도청사가 자리해 있는 '반도체벨트 심장'으로서 4.10 총선의 대표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수원정 지역구의 이번 총선은 방송을 통해 각각 이름을 알린 '정조대왕 역사 전문가'와 '범죄 프로파일러 전문가'의 맞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역사학자 김준혁 한신대 교수, 국민의힘은 영입인재 1호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내세웠다. 양 후보는 교수 출신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정치신인이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무기로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을 지역구 탈환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이수정 교수를 일찌감치 링 위에 올렸다. 이 교수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고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왔다.



민주당에선 김준혁 한신대 교수가 이 지역구 현역인 박광온 민주당 의원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김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정당혁신위원을 맡았고 '친이재명' 계 인사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영통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수원정은 경기도 판세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역이다. 평균 연령이 38.7세로 젊은 표심이 어디로 기울지 관심이 쏠리는 지역이다. 그간 진보세가 강한 민주당 텃밭으로 평가 돼 왔다.




수원정은 5선의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소속으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제19대까지 내리 3선한 곳이다. 김진표 의장이 19대 의원이었던 2014년 경기도지사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해 치러진 2014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박광온 현 의원이 당선, 바톤을 이어받아 제20·21대까지 3선하며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지역이다. 김진표 의장은 수원정 인근 수원무 지역의 제20·21대 총선에서 당선돼 5선했다.


하지만 경기도 지역에서 소득 수준·부동산 가격이 높아지면서 보수세도 빠르게 강해지는 경향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각 당 후보로 경쟁, 박빙 승부를 벌인 끝에 동률의 접전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다만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는 김동연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3%포인트 앞섰다.


김준혁 후보는 정조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역사학자로 전국적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광교신도시 추진단을 비롯해 수원화성·행리단길 관광상품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 등 지역에서 폭넓게 활동하며 이름을 알려온 것으로 평가된다.


김 후보는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 유치 및 인동선 조기개통 △영통소각장 신속 이전 및 광교 바이오 네트워크 구축 △영통 태양광 시범도시 추진 △영통문화예술회관 건립 등을 주요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수정 후보는 당의 요구에 따라 민주당 강세 지역인 수원정에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정은 이 교수가 25년을 몸담은 경기대 후문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경기 남부 벨트가 전체 수도권 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수원 탈환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 후보는 주요공약으로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 및 강남고속도로 신설 △영통소각장특별법 추진 △△영통 반도체 인재양성 교육특구 신설 및 고교 학군개편 △영통구복합청사 건립 등을 내걸었다.


두 후보는 공통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서울지하철 3호선 추진계획과 관련해 공방전을 벌이고 있고 영통소각장 이전 문제에서도 각자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두 후보는 설화(舌禍)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김 후보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고 수원 화성을 여성의 가슴에 비유하며 여성비하 또는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도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한 뒤 대통령의 물가 인식 관련 논란을 빚자 이를 두둔하는 '대파 한 뿌리 가격' 발언을 해 입방아에 오르자 사과했다.


두 후보의 이같은 설화들이 어떻게 표심으로 연결될지 관심을 모은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곳에선 김 후보의 우세 속에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신문이 의뢰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3~25일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 49.7%, 이 후보 40%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JTBC가 의뢰한 여론조사 전문기관 '메타보이스'가 지난 25~26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 44%, 이 후보 33%의 지지율을 보였다.


'알앤써치'와 '메타보이스' 등 두 여론조사는 수원정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각 503명과 504명 대상 전화자동응답(ARS)과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각각 2.9%와 10%였다. 표본오차는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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