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경기순환 원자재인데…구리값 오르고 철광석 가격 폭락, 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01 14:59
NETHERLANDS-ECONOMY/TATA STEEL

▲열연코일(사진=로이터/연합)

구리, 철광석 등 글로벌 경제에 민감한 원자재들의 가격 흐름이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에서 경기 둔화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있지만 두 원자재 간 공급 전망이 서로 다르게 예측되면서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은 개장 후 약 4% 급락, 약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톤당 100달러선이 무너졌다. 철광석 선물 가격이 100달러선을 밑돈 적은 작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올 드러 싱가포르 철광석 선물 가격은 30% 가량 하락했다.


중국 다롄 거래소에서도 9월물 철광석 선물 가격은 지난 한 주간 8.5% 급락했다.


건설 핵심 자재인 철근 선물 가격은 약 4년래 최저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 장기화로 수요가 무너진 와중에 공급은 늘어나고 있어 가격이 하방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년 넘게 철광석 시세를 좌우해왔다.


네비게이트 코모디티의 아틸라 위드넬 이사는 “이날 철광석 가격의 움직임은 기본 펀더멘털로 돌아왔음을 보여준다"며 호주로부터 철광석 출하량이 늘어나면 중국 재고는 더욱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의 3월 셋쩨주 수출량은 폭증했다. 여기에 중국 항구에서 축적된 철광석 재고는 약 1억 4200만톤으로 1년여만 최대 규모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침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철광석 가격이 쉽게 회복하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지난달 100대 부동산 기업의 신규 주택 판매액은 전년 동기대비 46% 급감한 358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또 3월 중국 철강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는 44.2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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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사진=픽사베이)

반면 글로벌 경제에 민감한 또 다른 대표 원자재인 구리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는 세계 실물 경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 지표로 통해 '닥터 코퍼'라고 불린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현물 가격은 지난달 28일 톤당 872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최고점인 8973달러(3월 18일)대비 약 3% 가량 하락한 상황이지만 올들어 최고 수준에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경기 둔화로 철광석과 함께 가격이 떨어지리란 관측과 정반대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는 중국 구리 수요 증가율이 지난해 6.7%에서 올해 3.9%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구리 가격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공급이 앞으로 더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맥쿼리는 올해 구리 공급 전망치를 100만톤 하향 조정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제 구리 시장에서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가 100달러 이상 차이나는 등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공급이 충분하다는 현재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고 FT는 짚었다.


ANZ 리서치의 다니엘 하인스 선임 원자재 전략가는 “중국 양회를 앞두고 재고가 축적된만큼 현물 시장은 아직 공급 감소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리 공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은 남미 주요 생산국의 광산 폐쇄와 기업들의 감산 등으로 지난해부터 제기됐다. 여기에 중국 주요 제련업체들마저 감산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이 연말에 1만달러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는 3분기에 구리값이 1만 2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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