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PF사업 정상화 위한 리츠 도입 곧 발표
금융위기 당시 투자자 수익, 건설사 손실최소화 역할
지방미분양 사업성 없어 이번에도 성공할지 ‘물음표’
정부가 최근 '4월 위기설'을 일축할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건설업체들을 살리기 위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할 수 있는 '리츠'를 재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위기 때마다 등판해 온 리츠가 또 다시 건설사의 구원투수가 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금융위기 구원투수 미분양 리츠, 재등판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도입해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 미분양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세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다주택자의 주택 매입시 취득세를 중과적용하면 12%까지 내야 하는 것을 1~3% 적용 방향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취득 후 5년간은 종합부동산세 합산을 배제해 종부세 부담도 줄여주도록 했다. 다만 양도세 중과 배제 등은 미분양이 더 악화될지 상황을 더 지켜보고 추가검토할 예정이다.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총 자산 70% 이상을 부동산 등에 투자 및 운용하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간접투자기구다. 리츠의 일종인 CR리츠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미분양만을 매입해 임대로 운영하면서 나중에 매각하거나 분양 수익으로 시세 차익을 보게 하는 구조다.
CR리츠는 2009년 금융위기로 도산위기에 놓인 건설사를 구제하는 데 활용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LH가 매입확약을 해준 '우투하우징 제1·2·3호, 우투신영하우징 제1호, 에프엔뉴하우징 제1·2호와, 매입확약이 없는 플러스타 제1·2·3호 등 총 9개 CR리츠가 있었다. 이들은 자기자본 총 7732억원을 투입해 총 3404가구를 매입한 바 있다. 이때 투자자들은 우투하우징 제1호를 통해 7%, 제2호 6.8%, 제3호 7%, 에프엔뉴하우징 제1호와 2호가 각각 6.8%, 6.6% 수익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참여 건설사들도 손실을 축소하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 리츠에 참여한 후순위에 놓인 건설사는 대림산업(현 DL이앤씨)과 한솔건설, 대우건설, 대성산업, GS건설 등이었다. 이들은 최소 30% 이상 손실을 볼 것을 10% 내외까지 줄였다. 대림산업이 참여한 우투하우징 제1호는 -6.2%, 한솔건설이 참여한 제2호는 -6.0%, 대우건설이 참여한 제3호는 -7.3%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 지방 미분양 해소 기여…사업성은 불투명
당시 CR리츠는 1석4조의 효과를 선보여 금융위기에 빠진 건설업을 살리는 것은 물론 국민 경제에 선순환을 가져오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선순위에 있는 펀드 투자자는 수익을 봤고 후순위 건설사는 손실을 최소화했으며, 세입자는 주변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해 주거비 절감효과를 봤다. 정부는 당시 취득세를 면제하고 종합부동산세 합산을 배제하며 양도소득세도 기간을 정해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등 세제 지원을 해줬지만 추후 매입 주택 분양으로 취득세수를 확보해 이를 보전할 수 있었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악성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 하도급업체의 대금 미지급이나 근로자의 임금체불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예상돼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럴 때 CR리츠가 수익성이 없는 지방 미분양 주택을 일정 수준 매입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방 미분양 주택을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리츠러럼 간접으로 투자하면 리스크를 최소활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것 같다"며 “다만 리츠 상품의 생소함과 주식, 가상화폐 등 다양한 투자상품이 존재하는 측면에서 부동산 침체기 리츠가 얼마나 많은 일반 투자자를 끌어 모을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