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피벗 미루면 엔화 환율 160엔까지도”...당국 개입에 촉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0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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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사진=로이터/연합)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자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기준금리 첫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경우 엔화 추가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일본 정부가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설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타노스 밤바키디스 주요 10개국(G10) 외환 전략 총괄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6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3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20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62엔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기록된 34년만 최고치인 달러당 151.97엔보단 소폭 하락했지만 엔화 환율은 올 들어 7% 가량 급등하면서 G10 통화 중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주춤해지고 국제유가까지 치솟으면서다.




미 국채 수익률은 이미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일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36%로 전날 같은 시각 대비 4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장중엔 4.4%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28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성금요일' 휴장 이전인 28일(4.2%)과 비교하면 1일과 2일 양일 간 총 20bp가량 오른 셈이다.


시장 관측대로 연준이 금리인하 시점을 미룰 경우 엔화 약세의 배경으로 꼽히는 미일 금리차는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일본 정부가 달러 매도, 엔화 매수를 통해 외환 시장 개입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당국의 마지막 직접 시장개입은 2022년 10월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미 구두 개입에 나선 상태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 주 “과도한 움직임에는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단호히 조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밤바키디스 총괄은 엔/달러 환율이 152엔대까지 오를 경우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또 다른 전력가들도 지난달 투자노트를 통해 환율이 152~155엔 범위에 오르거나 1개월 내재변동성이 10%를 넘을 경우 시장 개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야마사키 타츠오 전 일본 재무성 차관도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엔화가 현재 범위를 넘어서는 즉시 개입할 수 있다"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그렇게 강력한 경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엔화 환율이 155엔까지 급등하면 당국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엔화가 강세로 반전할지는 미지수다. 실제 엔/달러 환율이 2022년 9월 당시 145.9엔을 보였을 때 정부가 2조8000억엔으로 24년 만에 처음으로 개입에 나섰지만 한 달뒤 151.95엔까지 폭등했다.


이와 관련해 밤바키디스 총괄은 “개입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흐름에 거스르는 행위"라며 “이들(일본 당국)도 개입 효과가 없다는 것을 과거의 경험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것이 연준에 달려있다는 점을 이들이 알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기 시작하면 엔/달러 환율이 142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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