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프리뷰] 거대양당 자본시장 ‘공약’ 맹탕… 소액주주에겐 ‘空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04 15:37

민주, 현물 ETF 상장·거래 허용…다양한 논의 필요

국민의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부자감세 부정적

개혁신당, 자사주 소각·전자투표제 도입 의무화 긍정적

인기영합적 정책 많아…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 필요

한국저작권위원회

▲이미지=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


오는 4월 10일 열리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이 내놓은 자본시장 공약은 사실상 맹탕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개혁신당이 내놓은 공약이 자본시장 현 주소와 문제점 해결을 일정부문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소각과 전자투표제도 확대가 화두가 된 만큼 투자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공약들이 추가로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 홈페이지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자본시장 관련 공약으로는 △전국민 자산증식 지원프로그램 마련 △모태펀드 등 벤처투자 확대에 따른 제3의 벤처붐 조성이다. 우선 국민의 자산증식을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발생한 모든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한도 없는 비과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모태펀드 예산 확대를 통해 벤처투자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발행 및 상장·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의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 공약'을 공개한 바 있다. 가상자산 ETF를 ISA에 넣어 비과세 혜택을 강화하는 내용과 가상자산 매매수익 공제한도를 5000만원으로 상향하고 5년간 손익통산·손실 이월공제하는 안도 담겼다. 가상자산 ETF 도입은 미국에서도 올해에서야 도입한 만큼 상당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생보호 및 서민경제 활력 지원을 위해 ISA 비과세 혜택을 확대한다는 내용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놨다. 또 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 시행 연기도 주요 공약으로 약속했다. 다만 참여연대 조사에 따르면 주식투자소득세를 추진하는 정당에 대한 투표 의향이 52.9%로 나타나 해당 공약은 국민의힘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이사의 모든 주주를 위한 충실의무 규정 △경영권 인수 시 주식 100%의 공개매수 의무화 △물적 분할 통한 쪼개기 상장 금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장회사의 전자투표제·전자위임장 도입 의무화 △집단소송제도 개혁 △증거개시제도(DISCOVERY) 도입 △거버넌스(GOVERNANCE) 개선 기구의 국회 설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는 새로운미래는 △금융정책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도록 6개월 단위 정책숙려제도 도입 △상장사의 이사 선출 시 집중투표제 도입 의무화 △인수합병(M&A)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100%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기업공개(IPO)시 증권신고서 허위기재 시 배상을 의무화 △IPO를 형식심사 후 처벌이 아닌 사전실질심사로 전환 △상장사 주식 관련사채 공모발행 우선제도 도입 등을 내놨다.


자본시장부문 공약이 가장 눈에 띄는 정당은 개혁신당이다. 올해 열린 상장사 주주총회에서 가장 화두가 됐던 부분은 자사주 소각이었다. 코리아 밸류업 프로그램에 금융당국이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 이를 강제화 하진 않았으나 주총에 참여한 주주들은 보유주식의 소각을 잇달아 요구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실제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률은 크게 낮은 상태다. 지난 2월 27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내 35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2년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 보유 및 소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은 234개사(66.5%)로 집계됐다. 그러나 234개사 중 지난 1년간 자사주 소각을 시행했거나 지난 23일까지 소각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13.7%인 32개사에 불과했다.


또한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상장사들도 상당수 존재해 주주들의 원성도 높아진 상태다. 국회도서관과 예탁결제원이 공동으로 내놓은 '데이터로 보는 전자주주총회' 보고서를 보면 전자투표제도는 지난 2010년부터 시행됐으나 지난해 전자투표 행사율은 11.62%에 불과하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최석림·우병렬·권소담 변호사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 주요 정당 공약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공통 공약은 아니지만, 제1호 공약으로 제시한 공약 등 각 당이 역점을 둔 주요 관심사항은 주요 입법 과제로 우선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속적으로 논의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아빠 유급휴가 1개월 의무화가, 더불어민주당은 포괄임금제 금지 근로기준법에 명문화, 검찰개혁, 기본주택 100만호 규모 주택복합플랫폼 건설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정치권이 내놓는 자본시장 공약이 대부분 인기영합적인 게 많았고, 일관성이 없었던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주식 투자를 통한 자산형성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본시장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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