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에너지+] 봄철 나른하면 콩팥병? 당뇨·고혈압이 천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07 15:20

■ 신장(콩팥) 질환 예방관리 수칙 및 자가진단

초기부터 말기까지 특이증세 구분 힘들어

잦은 피로감, 거품소변, 혈압 상승땐 의심

오줌·혈액 정기점검 혈당·혈압 철저 관리

식이요법·약물 등 포괄적 치료 병행해야




이대서울병원 강덕희 교수

▲야금야금 진행되는 만성콩팥병은 증상이 애매하거나 다른 질환과 비슷한 경우가 많아 혈액이나 소변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는 것이 최선이다. 이대서울병원 강덕희 교수가 외래 진료실에서 콩팥병의 원인과 대처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대서울병원

신장(콩팥)은 하복부의 등쪽에 척추를 사이에 두고 2개가 있다.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감,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 수면 장애, 한밤중의 근육 경력(쥐), 발과 발목의 부기, 사지 감각이상, 빈혈, (주로 아침에)눈 부위의 푸석푸석함,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 잦은 소변과 야간뇨 등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을 콩팥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춘곤증이 심한 화창한 날씨에는 더욱 그렇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말기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콩팥병(신장병)을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이다. 대한신장학회와 전문의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지 않으면 콩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단백뇨 나오면 '사구체 신염' 가능성…정밀 진료 받아야


콩팥병이 장기간에 걸쳐 야금야금 진행되면 만성콩팥병이 된다. 콩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콩팥의 기능 또는 구조적인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이대서울병원 신장내과 강덕희 교수는 “만성콩팥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당뇨와 고혈압"이라며 “철저히 혈당과 혈압조절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요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서 콩팥에 합병증유무를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콩팥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혈액검사상 콩팥기능이 감소되었거나 소변검사에서 단백뇨와 같은 이상소견이 있으면 빨리 신장내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만성콩팥병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은 조기 진단과 더불어 본인의 콩팥 상태에 대한 인지가 중요하다. 조기 진단은 소변·혈액 검사로 비교적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지만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 자체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 건강진단에 크레아티닌이나 단백뇨 검사 항목이 포함돼 있어 여기에서 이상이 나오면 병원 진료를 권유하게 된다. 상당수가 귀찮다거나 증세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아예 검사를 받지 않아 뒤늦게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되곤 한다. 각각의 콩팥 기능에 대한 개별화된 치료(식이요법, 생활습관·약물을 포함한 포괄적인 치료)를 꾸준하게 받아야 한다.


만성콩팥병 예방·관리 7대 수칙

만성콩팥병 예방·관리 7대 수칙

▲자료=질병관리청·대한신장학회 공동 제정

◇과일·채소 섭취에도 주의를…고칼륨혈증 위험성 높아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내는 콩팥의 단위를 사구체라고 한다. 어릴 때 사구체는 콩팥 1개당 약 100만개이며,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사구체가 정상이면 혈액을 거를 때 분자 크기가 큰 단백질이 빠져나가지 않으나, 사구체가 염증 등으로 손상되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하루 소변으로 단백질이 150㎎ 이상 배출되면 단백뇨로 진단한다. 단백뇨가 있으면 '사구체 신염'으로 추정한다.


사구체 신염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학교 집단 소변검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국제신장학회 이사를 지낸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서울대 명예교수·신장내과 전문의)은 “콩팥 정밀검사는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로 이뤄져 비교적 간단하다"면서 “그런데도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많은 소아청소년들이 정밀검사를 받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말기신부전은 만성콩팥병의 마지막 단계인 5기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콩팥은 기능의 90% 이상을 소실하여 요독이 몸에 쌓이게 되어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나고(이를 요독증이라고 한다) 이를 제거할 치료가 필요하다. '콩팥의 역할을 대신해 준다'는 의미로 '신대체요법'이라 불리는데, 대표적으로 투석과 이식이 이에 해당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과일이나 채소, 음료를 잘못 섭취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장이 손상되어 그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칼륨이나 수분을 많이 섭취할 경우에는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이나 몸에 수분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부종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한 수분섭취도 만성콩팥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칼륨은 우리 몸에서 근육 및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고, 나트륨과 함께 혈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콩팥 기능이 정상이라면 많은 양의 칼륨을 섭취하더라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 적정 농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만성 신장질환자는 칼륨 배출 능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체내에 칼륨이 쌓이게 되어 고칼륨혈증에 노출되기 쉽다. 이로 인해 근육 쇠약, 설사, 피로,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겨 심정지나 부정맥 등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만성콩팥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만성콩팥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한 가지만 해당돼도 만성콩팥병 가능성 의심. 자료=대한신장학회


박효순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