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피날레를 앞둔 여야가 '국가 위기'를 상징하는 각종 수식어를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 전날인 9일 재판 출석에 앞서 “윤석열 정권은 경제·민생·외교·안보·민주주의 등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 의해) 세계 10대 경제 강국, 5대 무역 흑자 국가였던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못한 무역수지 적자국가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과·바나나·감잣값까지 1등을 하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은행 이자는 2∼3배 가까이 올랐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 세력만 때려잡는다"며 “'입틀막', '칼틀막'도 모자라서 '파틀막'까지 일삼는 바람에 독재화가 진행된 국가라고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초접전지에 들러서 한 표를 호소하며 일분일초를 천금처럼 쓰고 싶었다"면서도 “저의 손발을 묶는 게 정치 검찰의 의도인 것을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한 날이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8시간 가까이 법정에 앉아 있었다.
이 대표 주장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죄를 짓고 자기를 지켜달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유세에서 “법정 앞 이 대표가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며 “그건 자기 죄에 대한 반성의 눈물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자기를 살려달라고 영업하는 눈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자기 지켜달라고 우는 것만큼 구질구질한 것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사실 우리도 피눈물이 난다. 나라가 망할까 봐 걱정되고 책임감이 느껴져서 눈물이 난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의 눈물은 이 대표처럼 우리를 지켜달라는 게 아니다. 나라를 지키고 싶고 여러분을 지키고 싶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200석이 만들 무시무시한 신세계를 생각해보라. 지금의 민주당 같은 사람들도 아니고, 김준혁·양문석 이런 사람들로만 200석 채워지는 거다. 저 사람들 발상에는 하방의 한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그걸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거리로 나가 시위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순신 충무공이 12척으로 나라를 지켰듯이, 여러분이 내일 (본투표) 12시간으로 나라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독립운동을 할 때도, IMF(국제통화기금) 때도 그랬고, 정말 어려울 때는 시민들이 나서줬다"며 “바로 지금이 그때다. 여러분이 나서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