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반등에 6월 금리인하 ‘증발’...다급해진 바이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1 11:41
US Japan Bide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

3월 미국 물가지표가 또다시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비상이 갈렸다. 잡히는 것처럼 보였던 미국의 물가가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반등세를 이어가자 유권자들의 민심이 이탈할 우려가 고조되면서다. 여기에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것도 또다른 악재로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삼회담을 진행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가기 전에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기존 예측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9%대에서 3%대로 극적으로 낮췄다"며 “취임 당시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물가지표가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제 성과를 강조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또다시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초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선거 유세에서 “이자율을 정하는 그 작은 집단"이라고 칭하면서 “나는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해왔기에 이같은 입장 선회는 바이든 대통령은 민심 이탈 우려에 다급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계속해서 웃돌자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 3월 CPI는 전년 동월대비 3.5% 상승했다. 이는 전달(3.2%)보다 더 오른 수치로,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0.3% 상승을 예상한 시장 전문가 기대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전월 대비 각각 3.8%, 0.4%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를 모두 0.1%포인트씩 웃돌았다.


JP모건 자산관리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3월 CPI와 관련해 “방금 들은 소리는 6월 금리인하에 문이 쾅 닫히는 소리였다"며 “그것(6월 금리인하)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11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10분 기준,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미국 금리가 6월에 동결될 가능성이 81.1%로 급등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확률은 43%였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 또한 하루만에 25%에서 54.3%로 올랐다.


일각에선 연준이 11월 대선이 치러진 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드레이퍼스 앤드 멜론의 빈센트 라인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책임 중 하나는 연준의 공적 지위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연준이 대선과 가까이 행동에 나설수록 대중은 연준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이는 모기지 급등을 겪어왔던 교외 부동층에 의존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결국 악재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경제 전망을 더 암울하게 바라보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가 모닝컨설트와 공동으로 진행한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트럼프 당시 재정 상황이 16%포인트 차이로 낫다고 응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월 CPI 발표 이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인플레이션이 돌아와 맹위를 떨치고 있다"며 “연준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보호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금리를 절대 낮출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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