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민주당 친명체제 공고화 속 친문 위축 전망…李 ‘사법리스크’ 변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1 15:13
환호하는 민주당 지도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 이에 친이재명(친명)계 세력은 강화된 반면 친문재인(친문)계 세력은 위축되는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당장 5월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8월에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재명 지도부'가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친명계가 새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 다툼 자체가 친명계 내부 경쟁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고위원 역시 친명 후보들이 대거 약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21대 후반기 유일한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으나, 친명 체제에서 이 같은 균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22대 국회 정당별 3선 이상 중진 의원 현황




당권 주자 후보군에는 친명 다선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 노원갑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우원식 의원과 마포을에서 4선에 성공한 정청래 의원 등이다.


당권 후보군에 속했던 비명계 다선 의원들이 공천 과정에서 줄탈당한 것도 친명계의 지도부 재장악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비명계 좌장격인 4선 홍영표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로 꾸준히 거론됐지만, 앞서 지역구 경선에서 배제되자 탈당했다.


일각에서는 공천 파동으로 계파 갈등이 심각하게 노출된 만큼 비명계 내지는 계파색이 옅은 인사가 지휘봉을 잡고 내부 통합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이끈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서울 중·성동을에 도전했다가 컷오프(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3번의 경선 끝에 고배를 마신 재선 박용진 의원 등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데다 차기 대권 주자가 뚜렷이 없는 만큼 이 대표 추인이 유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헌·당규상 대표직 연임 불가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연임한게 되면, 당직 원구성에서도 친명계가 전면 배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거대 야당을 이끌게 된다면, 이 대표의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도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는 평가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는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이 대표 독주 체제가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스크는 적지 않다.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2020년 총선에서 180석 '거대 여당'이 형성됐지만, 검찰 개혁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거대 여당의 폭주라는 프레임에 휘말려 정권을 내주게 됐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향후 대선 국면의 변수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 재판 외에도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제3자 뇌물죄 혐의, 2018년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 관련 위증교사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연내 1심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2027년 3월 대선 이전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을 뿐 아니라 대선 출마에도 차질이 생긴다.


대장동 등 배임·뇌물 및 위증교사 혐의 역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고, 형량에 따라 5~10년간 출마가 제한돼 대선에 출마가 불가능하다.


다만, 이 대표는 오는 8월 당 대표 임기 만료 이후의 진로에 대해선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한 번 더 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당내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작 이 대표는 대표직 재도전에 욕심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윤수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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