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이슈·정책 대결 사라지고 막말·혐오로 얼룩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1 04:02

선거정국 숨가빴던 레이스…공천파동·관권선거 논란 정국 뒤흔들어

여야 지도부 네거티브로 상대 흠잡기 경쟁…막말 경연하듯 내뱉기도

윤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은 역대급 막말과 혐오로 얼룩진 선거로 지적받았다. 공천 과정에서 후보들의 막말 이력이 재조명되자 공천 취소로 정국이 흔들렸다.




정책 제안보단 상대방을 막말로 저격하며 4.10 총선 선거전은 네거티브 정치판으로 평가받았다.


4.10 총선 주요 장면

4.10 총선 주요 장면

▲4.10 총선 주요 장면


윤-한 충돌부터 막말로 흔들인 여당 지도부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26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추대해 선거 지휘를 맡겼다. 한 위원장이 가진 스타성을 발휘, 여당에 승리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1월 18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이 불거지자 한 위원장은 “아쉬운 점과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갈라지는 모양새를 보인 것이다.


한 위원장 사퇴 이야기도 나왔지만 1월 23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났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 90도 인사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공천 과장에서 후보들의 막말 이력이 드러났다.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는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주장했고 장예찬 후보(부산 수영)는 '서울시민 비하' 논란을 일으켜 공천이 취소됐다.


대통령실도 시끄러웠다. 지난달 14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문화방송(MBC) 기자 등에게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 수석은 자진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 물매를 맞았다.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경기 수원정)가 “대파 한 단이 아닌 한 뿌리를 말한 것"이라고 옹호했지만 여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월 4일부터 경기 용인시를 시작으로 지난달 26일까지 충북 청추를 끝으로 총 24차례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을 돌며 개발정책을 발표했고 여당을 지원하는 선거 유세를 펼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사저 인근에서 유세를 하던 중 육성으로 “문재인 직이야 돼"라고 발언해 막말 논란에 끝을 달렸다.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 피살과 갈라진 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하다 김모씨(76)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이 대표는 목 아래 1.5cm가량 자상을 입었다. 이 대표는 치료를 받은 뒤 8일 만에 퇴원했다. 정치권은 여야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 정치를 자성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이후 민주당에서 정치인들의 탈당이 이어졌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11일 “증오하고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과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 이후 2월 9일 새로운미래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합당 선언을 했으나 합당에 실패했다. 이후 새로운미래에 민주당에서 탈당한 박영순, 홍영표, 설훈 의원 등이 합류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월13일 부산에서 조국혁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라며 구호를 앞세웠고 총선 10석 이상을 노리는 정당이 됐다.


민주당도 막말과 비리 논란에 휩싸였다.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한 유튜브에 출연해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 상납을 시키고 그랬다"고 말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20대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선거 유세를 마친 뒤 차량에서 돌연 “일하는 척 했네"라고 발언한 영상이 공개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마음의 소리가 나온 것이라고 공격했다.


네거티브 공세 이어간 여야 지도부

여야 지도부는 서로 수위 높은 발언으로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지난 8일 야당을 겨냥하며 “지금 범죄자들을 막지 못하면 우리는 정말 후회할 것"이라며 “(야권이) 200석을 가지고 대통령 탄핵만 하겠나. 대한민국을 바꿀 거다. 개헌해서 국회에서 사면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이재명·조국 대표가 자기 죄를 셀프 사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이 사람들이 말하는 200명은 지난 4년간의 200명이 아니다. 이재명과 조국에 아첨하는 사람들로만 100% 채워놓은, 이재명·조국 친위대 같은 200명"이라며 “어떤 대화도 통하지 않을 거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며 “윤석열 정부는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세력만 때려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꼭 투표해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의석을 반드시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러나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권은 경제·민생·외교·안보·민주주의 등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 5대 무역 흑자 국가였던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못한 무역수지 적자국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원희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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