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소폭 늘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 전환
그러나 여전히 매물 적체 심화
대내외 여건도 어려워, 금리 인하 불투명·총선 참패 규제 완화 동력 저하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되고 수도권은 상승 전환하는 등 집값 반등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되고 수도권은 상승 전환하는 등 집값 반등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선 본격적인 시장회복을 논한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주(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랐다. 19주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마감하고 상승 전환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3% 오르면서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3월 넷째 주 0.01%, 4월 첫째 주 0.02% 등으로 상승 폭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거래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3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3월 매매계약 건수는 3169건으로 작년 8월(3899건) 이후 7개월 만에 3000건을 회복했다. 거래 신고는 계약일 이후 30일 이내 해야 하는 만큼 3월 거래량은 4000건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이 다시 출시되고 연 1%대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되면서 거래량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관망하던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에 나선 영향도 있다.
매수심리도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월 첫째 주 82.9를 찍은 뒤 매주 꾸준히 오르며 4월 둘째 주 88.9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로 떨어질수록 그 반대를 의미한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선 본격적인 시장 회복을 논한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집값 상승이 서울 내에서도 일부 입지가 좋은 곳에 국한해서 나타나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상승과 하락이 혼재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값이 추세적 상승으로 전환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높은 집값에 대한 피로감이 여전하고 전체적으로 상승과 하락이 혼재해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거래량이 최근 다소 늘긴 했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매물도 적체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3340건으로 올해 1월 1일(7만3929건)에 비해 1만건가량 늘었다.
금리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동산 시장 회복의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향후) 6개월 시점에 대해 말씀드린다면 지금 상황에서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당의 총선참패로 정부가 국회를 통해 추진하려 했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등의 정책이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4.10 총선 결과가 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정부가 1.10대책을 통해 발표한 정책들의 추진 동력이 다소 약화될 것"이라며 “이 영향으로 최근 눈치싸움이 치열했던 집값 흐름에 대한 수요층들의 관망 분위기는 더 짙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