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적자 탈출’ 감산 속내는 제각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4 15:00

재고량 추이 달라…삼성 6.7% 늘었는데 SK는 14%↓
이익 전망은 밝아…생성형 AI 관련 투자 확대 등 훈풍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로고 박스와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정문. 사진=박규빈 기자·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반도체 적자 탈출'에 성공한 가운데 가운데 감산 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년 대비 재고가 늘어난 삼성은 감산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량을 털어내는 데 성공한 SK는 생산 정상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14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에 따르면 작년 기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총 재고 자산은 30조9987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전년 대비 6.68% 늘어난 수치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 1월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재고 정상화 목표와 이를 위한 생산량 조정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감산 정책 유지를 시사했다. 그는 “D램·낸드 모두 세부 제품별 재고량 차이가 존재해 미래 수요와 재고 수준을 종합 고려해 올해 상반기 중에도 선별적 생산 조정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재고 자산은 작년 말 기준 13조48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4% 감소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사장)는 이와 관련 지난 1월 D램 감산 해제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양사는 '반도체 적자 탈출'에 나란히 성공한 상황이라 이 같은 감산에 대한 미묘한 접근법 차이에 시장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14조87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1분기 4조5819억원 △2분기 4조3618억원 △3분기 3조7539억원 △4분기 2조1816억원으로 점점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호조세를 보이며 올해부터는 적자 탈출에 성공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1.25% 늘어난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의 매출은 22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 가량 될 것"이라며 “낸드(NAND)의 가파른 가격 상승과 재고 평가손 환입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상황도 비슷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조7303억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보다는 빠르게 적자 탈출에 성공해 지난해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에프엔 가이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분기 1조6479억원, 올해 전체로는 13조831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들이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PC·모바일 고객사 완제품 재고 정상화와 함께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이어졌고, 생성형 AI 관련 투자 확대로 수요 환경이 개선됐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 이용자 수 증가와 함께 상당수의 조직이나 기업에서는 자연어 처리·코딩·콘텐츠 생성·챗봇 개발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도입하고 있다. 미래에는 특정 도메인·산업에 적합하도록 LLM을 세부 조정하는 데에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 학습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 시스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인식 확산 영향으로 전 응용처에 걸쳐 재고 확대를 위한 수요가 나타나는 모습도 감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 조기 정상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확판 기조 아래 고대역폭 메모리(HBM)·DDR5·LPDDR5x·UFS4.0 등 선단 인터페이스 제품 판매를 대폭 확대했다"며 “서버 수요 회복세에 적극 대응해 비트 그로스가 시장 전망치를 대폭 상회하며 D램과 낸드 재고 소진을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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