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26일 1분기 실적 발표
순이익 7700억~8100억원대 추정
ELS 배상금액 100억원 이하일 듯
외화환산손실, 상생금융 등 비용 변수
우리금융지주가 은행권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우려에서 비껴나면서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증권, 보험사가 없어 국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크지 않고, ELS 배상 이슈에서도 자유롭다는 점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2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를 7700억~8130억원대로 보고 있다. 작년 1분기(9137억원)와 비교하면 약 10% 감소한 수치다.
우선 우리은행은 경쟁사 대비 홍콩H지수 ELS 배상금액이 크지 않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의 홍콩H지수 ELS 자율조정 대상 ELS 금액은 415억원 수준이다. 실제 배상 규모는 100억원 이하로 추정된다. 반면 ELS 최다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자율배상 규모만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져도 크지 않다. 지방은행이나 금융지주 내 증권, 보험 계열사들은 올해 1분기에도 국내외 부동산 PF에 대한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나, 우리금융은 자회사들의 규모가 크지 않아 이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변수는 비용이다. 금융당국이 연일 금융권을 향해 부동산 PF에 대한 보수적 접근과 충당금 적립 등을 주문하는 가운데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상생금융 비용 등도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은 1분기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원화대출 성장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나, 각종 비용으로 인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당금 같은 대외변수는 은행 자체적인 결정이 아닌 당국의 주문에 따라 이뤄지는 사안이기 때문에 실제 발표되기 전까지는 충당금 수준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우리금융의 주가는 여전히 타사 대비 저평가됐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2배로 KB금융지주(0.43배), 하나금융지주(0.39배), 신한금융지주(0.39배) 보다 낮다. 우리금융이 현재 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는 등 비은행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은행은 부동산 PF 익스포져가 크지 않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금융권 전반적으로 PF 관련 위기설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은행이나 금융지주사들이) 매월 만기가 도래하는 ELS 손실액을 회계상 얼마나 반영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