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부동산 PF발 자산건전성지표 악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7 14:26

-순 요주의 이하 자산 비율, 자기 자본의 43% … 산업평균 3배 상회
-대손충당금 증액 불구, 5400억원 규모 브릿지론 리스크 부각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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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PF)발 리스크가 부각되며 하이투자증권의 자산건전성 주요 지표가 2년 새 86배 악화됐다. 자기자본의 절반에 이르는 브릿지론으로 인해 자산의 질적 측면에서도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1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236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지만, '요주의 이하 자산'이 8125억원에 달하며 '순 요주의 이하 자산'은 576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순 요주의 이하 자산 비율이 자기 자본 대비 43%에 육박하는 것으로 산업평균인 13.3%와 비교할 때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게다가 2021년 말 0.5%와 비교할 때 2년 새 86배 늘어난 수치다. 두 지표를 엮는다면 2년 사이 부실자산이 급증해 증권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자산 건전성 '경고등' 울려

요주의 자산이란 말 그대로 대금 회수에 주의를 요하는 자산으로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인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가운데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자금이 고정(固定)됐다는 고정부터 회수의문, 추정손실으로 분류된 자산은 부실채권으로 여겨진다. 요주의 단계는 고정 이하 자산들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자산건전성이 '노란불'이 켜졌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기업의 보유 자산이 건전한지 여부를 평가할 때 정상을 제외한 요주의 이하 자산을 중심으로 위험도를 평가한다. 다만, 기업이 부실 자산을 재무제표에 충당금을 인식하는 등 선반영 한다면 이를 차감할 필요가 있어 '순'(net)요주의 이하 자산의 비중이 신용평가를 위해 주로 활용되는데 나이스신용평가의 경우 자산건전성 평가요소 3가지 중 하나다.




자기 자본 대비 순 요주의 자산 비율이 43%에 이른다는 말은 하이투자자산에 경우에 따라 자기 자본의 43% 수준의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충당금커버리지 역시 지난해 말 기준 91.2%로 충당금이 고정 이하 자산을 밑돈다. 산업 평균은 100.3%로 충당금이 고정 이하 자산을 웃돈다.


◇추가 부실 가능성은?

하이투자증권의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이유로는 부동산 PF가 거론된다. 그중에도 지난해 말 기준 5400억원에 달하는 브릿지론이 위기의 근원으로 꼽힌다. 브릿지론은 토지 매입을 위한 계약금 대출과 잔금 납부를 위한 대출로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 중 가장 위험한 대출로 꼽힌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니 관련 자산의 부실화도 상당히 진행됐다. 한신평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브릿지론 관련 요주의 이하 비율은 85%에 이른다.


윤소정 한신평 연구원은 “브릿지론으로 인해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있어 단기간 내 자산건선성 지표의 급격한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금융권의 부동산 PF발 추가 부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2일 '부동산 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 손실 전망'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예리 나신평 연구원은 “전체 브릿지론 사업장에서 약 38~46%의 브릿지론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시나리오 별로 부동산PF 관련 추가 손실 규모를 예상했는데, 시나리오 별 손실에서 브릿지론 관련 손실은 총 손실의 70~84%에 달했다.


◇하이투자증권을 둘러싼 위험 '시그널'

하이투자증권은 그간 자기 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이 높아 잠재적인 위험이 높은 증권사로 지목되곤 했다. 2017년부터 2021년 말까지 우발채무는 자기 자본을 상회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80.1%로 줄었으나 산업 평균인 47.1%를 여전히 크게 웃돈다.


신용평가 업계는 신용등급 전망 하향으로 하이투자증권의 위험성을 신호발송했다. 지난해 11월 한기평은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효섭 한기평 연구원은 “PF 익스포져 중 브릿지론 비중은 57%이고, 변제순위상 중·후 순위 비중은 약 73%"이라면서 “본 PF의 경우, 중·후 순위 및 비아파트 비중이 높아 건전성 저하위험이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박기범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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