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리얼미터에 의뢰해 1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6명 대상 조사
‘야당소통 능력’ 23.5% 2위…‘행정·정무능력 검증’ 20.4% 3위 등 순
서울·인천·경기, 부울경 등선 ‘쓴소리 인물’이 ‘야당소통 능력’ 2배 넘어
총선서 野 지지 높았던 충청·호남권선 ‘야당소통 능력’ 1순위 꼽아 눈길
4·10 총선 참패로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대통령실 참모진이 일괄 사퇴해 새로운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은 차기 국무총리로 '대통령에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야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 '행정 및 정무직 능력이 검증된 인물' 등의 순으로 꼽았다. 국민들이 대체적으로 새 총리감 기준으로 소통 능력을 높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 총리 인선 기준으로 대통령에게 쓴소리, 야당과 소통 능력을 꼽은 것은 이번 총선 결과 '정권 심판론'이 우세했고,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정권 심판론의 주요 원인으로 윤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이 꼽힌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6일 하루간 조사해 18일 발표한 '국무총리 선호 인물 관련조사'에 따르면 차기 국무총리 인선 기준으로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을 꼽은 답변이 36.5%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야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은 23.5%, '행정 및 정무적 능력이 검증된 인물'은 20.4%로 각 2위와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특정한 정당/정파에 한정되지 않은 인물'은 9.3%, '젊고 패기있는 미래형 인물'은 7.4%, '기타 또는 잘 모름'은 2.9% 순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서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는 41.4%, 인천·경기에서는 40.4%로 평균 응답률보다 높았다. 이어 부산·울산·경남(40.9%) 강원(39.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인천·경기와 부울경의 경우 2위 '야당과 소통 잘할 수 있는 인물' 응답(서울 18.1% 인천·경기 20.2% 부울경 23.2%)을 두 배 안팎 높았다. 다만 각각 진보·보수 성향이 강한 광주·전라(28.4%), 대구·경북에서는 27.1%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총선에서 야권 지지세가 높았던 충청·호남권에서는 야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충청·세종(36.6%)에서 두드러졌다. 진보세가 강한 광주·전라(34.2%)에서도 높았다. 두 권역에선 전체 1위를 한 '대통령에 쓴 소리 할 인물'(충청권 28.2% / 호남권 28.4%)을 앞섰다. 서울(18.1%), 인천·경기(20.5%) 등 수도권에서는 관련 응답률이 낮았다.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을 선호하는 연령대는 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 40대(45.2%), 50대(41.0%)에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30대(40.5%) △18~29세(33.4%) △70세 이상(32.0%) △60대(25.7%) 순이었다.
야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을 선호한다는 응답에는 △50대(29.6%) △60대(29.3%) △70세 이상(24.3%) △40대(21.3%) △30대(18.5%) △18~29세(16.1%)였다.
행정 및 정무적 능력이 검증된 인물을 선호하는 연령대는 18~29세(31.0%)에서 가장 높게 조사됐다. △60대(23.2%) △40대(22.1%) △30대(18.5%) △50대(14.8%) △70세 이상(12.4%) 순이다.
대통령의 국정평가 성향에 따라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대통령의 국정평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행정 및 정무적 능력이 검증된 인물(35.4%)를 가장 선호했다.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19.9%) △젊고 패기있는 미래형 인물(16.3%) △야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13.3%) △특정한 정당/정파에 한정되지 않은 인물(11.8%)가 뒤를 이었다.
반면 국정평가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44.2%)을 가장 선호했다. △야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28.2%) △행정 및 정무적 능력이 검증된 인물(13.8%) △특정한 정당·정파에 한정되지 않은 인물(7.8%)로 나타났다.
이념 성향이 보수일 경우에는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32.2%) 응답이 가장 높았다. 행정 및 정무적 능력이 검증된 인물(28.5%)이 야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16.3%)보다 훨씬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념 성향이 진보인 경우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45.0%)로 절반에 육박했다. 야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33.3%)도 평균보다 10% 가량이 높았고, △행정 및 정무적 능력이 검증된 인물(9.9%)은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일 하루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6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다. 리얼미터는 임의 전화걸기(RDD)로 무선(97%)·유선(3%) 표본을 추출해 자동응답 조사를 시행했다. 응답률은 2.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