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에너지허브로 거듭나는 한국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8 14:00
윤병효 기후에너지부 기자.

▲윤병효 기후에너지부 기자.

우리나라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에 이목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두 나라가 싸우고 있는 중동 지역은 세계 석유 생산의 1/3, 천연가스 생산의 20%를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중동에서 석유 수입의 72%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31%를 수입하고 있다.




이란 국경을 따라 형성된 호르무즈해협이 막힐 경우 우리나라의 주요 에너지 수입처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너지 수송이 막히게 돼 우리나라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중동 에너지 수입이 막힐 경우 크게 2가지 대처 방법이 있다. 하나는 다른 지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축해 둔 물량으로 최대한 버티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두 가지 방법을 혼용하면서 대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부터 수입하는 방법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다른 지역에서 수입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27달러로, LNG 현물가격이 10배가량 뛰어 올랐는데, 중동의 에너지 수송이 막히면 이보다 훨씬 더 뛰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저장해 둔 물량으로 버티는 비축 방법은 비교적 안정적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대응이라 할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작년 말 기준으로 총 1억4600만배럴 규모의 전국 9개 비축기지에 9690만배럴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권고일인 100일분보다 많은 127일분이다. 여기에 정유사와 LPG수입사는 내수판매량의 각각 40일분과 15일분의 제품을 저장하고 있고, 전국 1만1000여 주유소와 2000여 LPG 충전소에 저장된 물량도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총 1216만㎘의 LNG 저장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충남 당진에 228만㎘ 저장시설 건설 중이다.


민간에서는 GS에너지와 SK E&S가 출자한 보령LNG터미널이 총 127만㎘ LNG 및 LPG 저장시설을 보유 중이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광양LNG터미널에 73만㎘ 저장시설을 운영 중이고, 20만㎘ 시설을 추가 건설 중이다.


여기에 석유공사가 진행 중인 동북아 에너지 허브 사업도 에너지 비축 능력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석유공사는 SK가스와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을 설립하고 울산 북항에 170만배럴 규모의 오일탱크 12기를 구축했으며, 같은 장소에 405만배럴의 LNG 탱크 3기를 건설 중이다. 프랑스 토탈에너지스와 일본 에네오스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시설이용계약도 맺었다.


또한 석유공사는 여수에 오일허브코리아(OKYC)를 설립해 2013년부터 약 818만배럴 규모 원유 및 석유제품 저장시설을 상업 운영하고 있다.


동북아 에너지 허브 사업은 우리나라를 에너지 물류 중심지로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력도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향후 수소,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분야로도 확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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