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에 ‘제한적 보복’에도…중동전쟁 공포 더 커졌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20 14:45
IRAN ISRAEL CONFLICT

▲(사진=EPA/연합)

이스라엘과 이란의 보복 주고받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시나리오는 일단 피하게 됐다.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3일 밤(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고 그로부터 엿새만인 19일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섰지만 양측은 '제한된 군사옵션'을 통해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최근 공격은 언제든 급소를 정확히 노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란 역시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이 이어질 경우 즉각적이고 최고 수위 응징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특히 양측의 맞대응식 보복은 은밀하게 대립해온 오랜 관례를 깨고 상대 영토를 처음으로 직접 공격했다. 이에 앞으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한단계 더 높아져 중동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긴장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9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이스라엘이 우리나라에 결정적인 행동을 하고 그것이 우리에게 입증된다면, 우리의 대응은 즉각적이고 최대 수준일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이 우리의 이익에 맞서 새로운 모험주의를 하지 않는 한, 우리는 새로운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선 “어젯밤 일어난 것은 공격도 아니었다"며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가까운 것이었고, 드론도 아니었다"고 했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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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

전문가들은 그러나 양측이 상대 영토를 처음으로 공격하면서 맞대응에 나섰던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무부 관료 출신 수전 멀로니 브루킹스 연구소 부소장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맞공격이 중동 지역의 판도를 뒤흔든 '게임 체인저'가 됐다며 양측간 갈등 단계가 더 높아졌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그림자 전쟁'을 이어가기보다 직접 싸울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당장은 더 고조되지는 않더라도 추후 중동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더 커젔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지아드 다우드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공격을 주고받았음에 따라 전면전으로 확대될 리스크가 커졌다"며 “점진적 갈등 고조든 판단 착오든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중동 전문가 노먼 룰은 “이것은 새로운 중동"이라며 “어떤 행동이 이란의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을 직접 유발하는지 이스라엘이 매일 의심해야 하는 그런 중동"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의 한 고위 관리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며칠 안에 다시 발생할 경우 과거처럼 공격 방식이 제한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 격화에 우려했다.


기타 고피나스 IMF 부총재는 “갈등이 심각하게 격화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본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지역적 갈등을 의미한다"며 “심각한 오일쇼크가 발생할 수 있지만 우린 아직 거기에 있지 않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침묵을 이어가는 이스라엘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은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고통스러운 대응'이라는 기조에 따라 절제되고 제한된 공격을 감행한 뒤 공식적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군은 제한된 작전을 펴면서도 상대의 가장 귀중한 자산을 타격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고자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ABC는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양국 보복전의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보복이) 약했다"는 한마디를 올렸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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