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에너지+] 안마의자 잘못 사용하면 ‘독 된다’…노약자·영유아 ‘주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21 16:00

소비자원 최근 4년 신체위해 접수건수 2.6배 크게 늘어

0~6세 영유아 신체끼임·추락 최다, 사망 치명적 결과도

디스크·협착증·골다공증 환자, 사용전 전문의 상의 필수

부작용 다룬 논문도 나와…제조사 안전사고 보완 급선무

안마의자

▲안마의자의 대중화로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례해 안전사고 발생도 늘어 노약자와 어린 아이들이 신체 손상을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공중이용시설업소에서 고객이 안마의자를 이용한 서비스를 받고 있는 모습(사진 속 안마의자 제품은 기사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박효순 기자

[사례1] 1세 남아가 집안에 있던 안마의자 다리길이 조절부에 가슴과 배 부위가 끼여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했다. 또다른 2세 남아는 거실의 안마의자에 오른쪽 무릎이 끼어 골절되면서 병원 치료를 받았다. 5세 여아의 경우 안마의자에서 떨어져 오른쪽 팔을 바닥에 부딪혀 모양 변형 및 통증으로 응급 진료를 받았다.




[사례2] 84세 노인 여성은 안마의자에서 강한 자극을 받은 뒤 등뼈가 골절돼 전문의 치료를 받았다. 84세 노인 남성 또한 안마의자에서 내려오던 중 바닥으로 떨어지며 다리 골절상을 입어 오랜 기간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위 사례들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다양한 안마의자 사고 사례 중 일부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안마의자가 피로 회복와 근골계 건강관리에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크게 인기를 끌면서 부모님 효도선물, 새집 이사 필수 건강가전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이같은 안마의자 보급 확대에 비례해 제품 사용 시 신체에 위협적 경험이나 상해를 겪은 소비자 민원도 크게 늘고 있다. 사고 사례에서 보듯 골절 등 신체에 상해가 발생한 경우가 적지 않고, 심지어는 끼임 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등장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반가정뿐 아니라 경로당·공부방·기업·극장·찜질방·당구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고, 안마의자를 이용한 전용 마사지업소(안마카페)까지 생기면서 안마의자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과 기술적 안전관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에 걸쳐 접수된 안마의자 관련 위해(危害) 정보는 총 1629건이다. CISS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전국 58개 병원, 18개 소방서 등 79개 위해정보제출기관과 '1372소비자상담센터' 등을 통해 위해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연도별로는 △2020년 396건 △2021년 536건 △2022년 362건 △2023년 335건으로 연평균 407건에 이른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017∼2020년 4년간 총 631건, 연평균 157건과 비교하면 전체 기준 약 2.6배, 평균도 약 2.6배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끼임·눌림·추락 등 많아…통증·강한 압박 참다가 '낭패'




특히, 영유아와 어린이들은 안마의자의 사고 위험에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안마의자의 다리길이 조절부(이하 조절부)가 전동모터에 의해 작동하고, 제품 작동 중 사용자의 조작 여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벌어졌다 수축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영유아의 머리·몸통이 끼일 수 있는 너비로 벌어지는 제품에서 영유아·어린이의 신체 끼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제품에서 안마를 받기 전에 체형을 측정하거나 특정 안마모드를 작동 시킬 때 조절부가 벌어졌다 수축되는데, 그 과정에서 영유아의 신체가 끼일 수 있고 이때 끼임을 감지하지 못하고 조절부가 그대로 수축될 경우 인체에 큰 압박을 가하게 된다. 끼임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호자가 제품 전원을 끄거나 전원 플러그를 뽑으면 끼인 상태 그대로 제품이 멈추거나, 원위치로 돌아가며 더욱 수축하게 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소비자원은 경고했다.


소비자원이 2017∼2020년 신체 상해가 발생한 178건을 분석한 결과, 연령별로는 0∼6세 영유아가 가장 많이 다쳤고(46건, 26%), 원인은 주로 △눌림·끼임(24건, 52%) △미끄러짐·추락(19건, 41%)으로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0∼6세 영유아의 신체눌림·끼임 사고(24건)의 위해부위는 △발·다리 16건(67%) △가슴·배 3건(13%) △손·팔 3건(13%)순이었다.


30∼50대는 주로 강한 자극으로 인한 위해 사례를 신고했고, 60대 이상에서는 미끄러짐·추락의 비율이 45%로 높았다.


성인의 경우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고, 특히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고령자에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마의자 사용 중 부작용이나 상해가 발생한 72건을 분석한 결과, 주요 부작용·상해로 △통증 29% △근육·뼈 및 인대 손상 26% △골절 13%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골절의 경우 57%가 60대 이상에서 발생했다.


소비자원은 안마의자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사용설명서의 주의사항을 숙지할 것은 기본이며, △보호자는 영유아·어린이가 안마의자를 사용하지 않도록 적절히 감독할 것 △끼임 사고가 발생한 경우 제품의 전원을 끄거나 전원 플러그를 뽑지 말고 조절부가 벌어지도록 조작할 것 △안마의자 작동을 멈출 때에는 주변에 영유아·어린이, 반려동물 등이 있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할 것 △안마의자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전원 플러그를 뽑을 것 같은 수칙을 지켜달라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안마의자 전용업소 안내판

▲안마의자 전용업소에 부착돼 있는 사용법 및 주의사항 안내판. (위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함).

◇척추수술 환자·골다공증 환자 골절 등 우려 “전문의와 상의"


안마의자는 전신을 마사지해 주기 때문에 혈액순환에 효과가 있고 목과 허리를 포함한 관절의 통증을 호전시켜 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피로도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협착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골절 치료중이거나 골다공증 등 뼈 질환이 있는 경우, 특히 목·허리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에서는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이근호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허리의 심한 디스크, 협착층을 진단 받은 환자나 골다공증 또는 감염성 척추염, 척추의 전이성 암 진단 환자들의 경우 안마의자를 사용할 때 척추전문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안마의자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다룬 논문도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골다공증으로 진단받거나 척추의 전이성 암, 또는 감염성 척추염을 진단받은 환자와 같이 '뼈의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환자들'에서 안마의자를 사용하다 척추의 골절이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척추 디스크나 협착증의 경우, 척추 전방전위증과 같은 불안정성을 동반한 경우 무리한 물리적인 압박이 통증을 심화시킬 수 있고 근력약화 등의 신경학적인 이상을 일으킬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척추 수술을 받았던 환자 중 불안정성이나 고정 실패 등을 보이는 경우에서는 물리적인 압박이 통증을 심화시키거나 재수술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안마의자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근호 원장은 “안마의자는 기계의 힘으로 강한 압박을 하기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강도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높은 강도의 마사지 압박으로 인한 통증을 참을 경우 도리어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심한 경우 골절이나 요통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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