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비서실장으로 국회부의장 출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5선)을 임명했다.
이는 앞서 이관섭 비서실장 등 안보실 제외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진이 4·10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조치다.
윤 대통령은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된 브리핑을 통해 정 의원을 “여야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으로서 용산 참모진들뿐만 아니라 내각, 여당, 야당 또 언론과 시민사회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함으로써 직무를 아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책 추진을 위해 여야, 당과의 관계뿐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도 더 좀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진석 전 부의장 같은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신 것 아니겠느냐"고 '협치'를 거듭 강조했다.
이에 정 의원도 “여소야대 정국 상황이 염려되고 난맥이 예상된다"며 “이 어려운 시점에서 윤석열 정부를 돕고, 또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대통령께 정치에 투신하시라고 권유를 드렸던 사람이고, 윤석열 정부 출범에 나름대로 기여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한 뒤 “어려움을 대통령과 함께 헤쳐 나가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더 소통하고, 통섭하고, 통합의 정치를 이끄는 데 미력이나마 보좌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 임기 초부터 친윤계 전면에 나선 '주축' 중 일인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전후로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대표) 우크라이나 방문과 일부 공천 문제 등을 두고 이 대표와 '비난전'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정 의원을 겨냥, 페이스북에 '육모방망이'와 비슷한 모양의 우크라이나 철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정 의원이 지난 2017년 대선 패배 뒤 당 중진 간담회에서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뽀개야 한다"고 했던 발언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후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로 대표직을 잃는 과정에서는 정 의원이 '마침표'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당이 권성동 권한대행 체제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해 이준석 지도부를 해산하려 하자, 법원 가처분 신청으로 이를 무효화했다.
그러나 이후 정 의원이 2차 비대위원장직을 맡게 되면서 당헌·당규 개정 작업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이 대표추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정진석 비대위'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서도 '당원 100%' 규정을 도입했다.
이는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 영향력이 크게 감소하고, 친윤 일색이었던 '김기현 체제'가 출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이때 급락한 당정 지지율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22대 총선 등 대패로 표출됐고, 정 의원 본인 역시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6선 고지에 오르지 못하고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