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알리와 테무의 직구 공습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24 10:44

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어느 날 갑자기 나의 SNS 계정에 알리와 테무 광고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경품당첨, 무료배송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고가 매일같이 떴지만, 낚시라고 생각하고 무시했다.




그러던 중 테무에서 호기심 삼아 쇼핑을 했는데 대체로 만족스러웠다는 지인의 평을 보고는 바로 주문에 들어갔다. 일주일 정도 기다려서 테무에서 받은 제품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물론 품질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괜찮은 쇼핑이며 테무가 국내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순식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알리깡, 테무깡이라고 불리는 알리·테무 상품을 리뷰하는 유튜버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알리·테무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가 늘어난다는 얘기이기도 하며, 기존에 알리와 테무에서 단순 직구로 마진을 붙여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던 사업기회는 없어질 것이라 본다. 같은 상품을 소비자가 웃돈을 주고 살 리는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의 알리와 테무의 초저가 직구 판매는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의 거대 온라인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 그리고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을 제공하며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들의 국내시장 잠식을 막아달라고 정부에게 규제대책을 세워달라는 요청이 쇄도한다고 한다. 사실 이들이 이렇게 급속도로 국내시장을 잠식하는 데는 그동안 단순주문을 넣고 마진차로 수익을 올리는데 급급했던 우리나라 기업가들이 일조한 바가 있다.


이제 이들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취향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고, 어떻게 공략하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지 전략이 세워져 있는 거다.




연 2.2%의 저성장에 들어간 한국경제는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 불황기의 소비행태는 가격을 중시하는 저가 소비와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 소비로 구분된다.


시장을 선도하는 중산층은 그들 눈높이에 맞는 디자인과 품질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너무 '비싸지도 그렇다고 아주 싸지도 않은' 고품질 중가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있다. 또한, 오래 쓰기 위해 돈을 좀 더 주고라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따라서 기존의 국산 저가제품은 세련된 디자인, 고품질 원자재 개발 등으로 부가가치를 높이어 중가제품으로 진입시켜야 하며, 공동 마케팅, 물류 시스템 공유, 제품 개발 협력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의 정치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알리와 테무에서 파는 상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소비자 후생을 무시하고 국내기업 보호를 명목으로 한 무조건적인 규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을 막는다는 것은 소비자주권이 강화되는 시대에 역행적인 발상일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무역보복으로 이어져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테무와 알리의 저품질 제품으로 실망한 소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사소한 금액이라 그냥 넘어가는 예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소한 금액도 국가 전체적으로는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인체에 해로운 재료로 만든 제품의 경우 상당한 기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소비자가 알 방도가 없다.


현재 소비자원은 '위해정보제도'를 통해 해로운 제품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금액이 저렴하기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고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 저품질이나 안전하지 않은 제품들로부터 소비자들이 희생되지 않게 소비자원에서는 국내기업 상품과의 가격, 품질, 안정성 등을 비교하여 소비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해외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정보공개, 소비자 피해보호 등을 위한 규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분쟁해결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중국발 초저가 직구상품에 대한 소비자원의 적극적인 감시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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