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성장’ 1분기 한국 경제...지속 가능성엔 ‘물음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25 14:04

GDP성장률 1.3%
2021년 4분기 이후 첫 1%대 성장

건설투자 2.7%↑·민간소비 0.8%↑
정부기여도는 0%

기재부 “성장경로 선명한 청신호, 성장세 지속될 것”
전문가 “정부 예산 조기집행 영향...지속성 담보 어려워”

한국은행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이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인규 지출국민소득팀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강창구 국민소득총괄팀장, 전현정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며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1%대 성장을 이뤘다. 반도체 수출 개선, 내수 경기 회복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1분기 성장은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에 따른 내수 반등 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1분기 GDP 성장률 1.3%, 2021년 4분기 이후 최고

25일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이 1.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기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4분기 1.4% 이후 2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분기 성장률은 수출 급감과 함께 2022년 4분기 -0.3%로 뒷걸음질쳤지만, 지난해 1분기 0.3%로 반등한 뒤 2분기 0.6%, 3분기 0.6%, 4분기 0.6%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성장했다.


1분기 한국 경제는 설비 투자를 제외한 대부분 분야에서 성장했다.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에서 모두 늘어 0.8% 증가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속 건설투자는 2.7% 늘었다. 이 중 건설 투자의 경우 양호한 기상 여건, 일부 사업장의 마무리 공사 진행 등으로 건설 기성이 늘면서 건설투자 성장률이 큰 폭의 플러스(+)로 전환했다. 정부소비는 4·10 총선 영향으로 0.7% 증가했다.


분기 성장률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자료=한국은행)

특히 민간소비가 반등한 것은 고무적이다. 내수부진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발목잡으며 고질병으로 꼽혔는데, 여기서 빠져나갈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민간소비는 지난해 계속 증가율이 낮았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 늘어난 수준이기 때문에 민간소비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 침체로 0.8% 감소했고, 수입도 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0.7% 감소했다.


1분기 성장률에 크게 기여한 항목은 건설투자 등을 포함한 민간투자와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다. 각각 0.6%포인트(p)씩 1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도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씩 성장률에 기여했다. 그러나 정부투자는 0.1%포인트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총선 관련 재정지출 등을 포함한 정부소비(0.1%포인트)와 합치면 정부의 1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0%로 낮아진다.





기재부 “우리 경제 선명한 청신호"...전문가들 “지속성 의문"

업종별 성장률을 보면 건설업이 4.8%로 가장 높았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1.8% 늘었다. 제조업은 화학제품,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서비스업도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0.7% 증가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재배업을 중심으로 3.1% 감소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5% 늘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3%)을 상회했다. 반도체 등 수출품목의 가격 상승 폭이 원유 등 수입품목을 상회하면서 교역 조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우리 경제의 성장 경로에 선명한 청신호"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분기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회복세도 점차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분기 깜짝 성장이 향후에도 지속될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1분기 성장은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에 따른 내수 반등 효과가 커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신속집행 추진 현황에 따르면 신속집행 관리대상사업 예산 561조8000억원(전체 예산 중 85.6%)의 38%를 1분기 중에 집행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어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효과가 투자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투자 역시 회복세가 지속될 지 의문이다. 건설투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던 기저효과의 영향이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여전히 부동산 PF 관련 불확실성이 있고, 건설수주, 허가면적, 착공면적 등 건설 관련 지표들이 좋지 않아 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은 반도체, 기계 등 특정 산업에 호조가 집중되고 있다"며 “주변국과 기타 산업으로 확산을 기대하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4년은 상고하저의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1분기 경제성장률 호조에도 연간 성장률은 기존 2.1%에서 2.3%로 소폭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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