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KB금융 제치고 1등 탈환
홍콩ELS 충당부채서 실적 희비
비용반영 전 영업익은 KB금융 앞서
신한은행, 가장 많은 이익 내며 리딩뱅크
1분기 홍콩H지수 기초 ELS(주가연계증권) 배상 영향에 따라 금융지주의 실적 순위가 바뀌었다. 지난해 독주 체제를 이어가던 KB금융지주를 앞지르고 신한금융지주가 리딩금융을 차지했다. 단 비용을 반영하기 전 영업실적은 KB금융이 여전히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은행별 실적 순위에서도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며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금융지주 순이익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신한금융이 1조32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4.8% 줄어든 규모다. KB금융은 1조491억원(30.5%↓)으로 하나금융지주의 1조340억원(6.2%↓)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우리금융지주는 8245억원(9.8%↓), NH농협금융지주는 6512억원(31.2%↓)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 자리를 공고히 지켰지만 올해는 신한금융이 그 자리를 꿰차며 실적 경쟁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1분기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을 가른 결정적인 요인은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 관련 비용이다. 홍콩H지수 ELS 사태 후 은행들은 손실액에 대한 자율배상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KB국민은행의 판매액이 8조원대로 은행 중 가장 많아 배상 비용도 가장 컸다.
은행들은 ELS 관련 손실 배상 비용을 충당부채로 반영했다. 5대 은행의 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는 약 1조6650억원에 이른다. 국민은행이 8620억원의 충당부채를 쌓았고 신한은행이 2740억원을 쌓으면서 실적 희비를 갈랐다. 농협은행은 3416억원, 하나은행은 1799억원 규모를 적립했다. ELS 판매액이 가장 적은 우리은행은 75억원을 쌓았다.
단 비용을 반영하기 전 총영업이익만을 보면 KB금융이 여전히 앞선다. KB금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9% 늘어난 4조412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6.9% 늘어난 3조8183억원이다. 하나금융은 2조9332억원으로 0.7% 감소했고, 농협금융은 2조8936억원으로 0.5% 늘었다. 우리금융은 2조5490억원으로 0.1% 줄었다.
KB금융과 신한금융만 비교해 보면 이자이익의 경우 KB금융이 3조1515억원, 신한금융이 2조8159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KB금융이 1조2605억원, 신한금융이 1조25억원 규모다.
1분기에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를 충분히 쌓은 만큼 1분기 이후 추가 관련 비용 반영은 없을 것이라고 금융지주들은 전망했다. KB금융은 컨퍼런스콜에서 “ELS 배상 관련 1분기에 충당부채를 충분히 적립했다"며 “홍콩H지수 상승세를 고려하면 추가 손실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또한 컨퍼런스콜에서 “ELS 배상 판매액은 2조4000억원 규모인데, 이와 관련한 2740억원을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했다"며 “홍콩H지수 흐름을 볼 때 향후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 순위 다툼에서도 신한은행이 1위를 차지하며 리딩뱅크에 앉았다. 은행 또한 ELS 비용 반영에 따라 모두 순이익이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3% 줄어든 9286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하나은행(8432억원·13.1%↓), 우리은행(7897억원·8.4%↓), 농협은행(4215억원·37.3%↓), 국민은행(3895억원·58.2%↓)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