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1분기 연체율 9년 만에 최고 수준 고공행진
저축은행 1분기 연체율 7∼8%…사업자대출 연체율 일부 10% ↑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카드사와 저축은행 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속에 저축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상향하면서 서민들은 카드사나 보험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연체율은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보다 0.42%p 상승해 2014년(1.69%)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도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급증하고 있다.
신한카드 1분기 말 연체율은 1.56%로 전년 동기(1.37%)와 비교해 0.19%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15년 9월(1.68%)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이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 연체율은 1.94%로 전년 동기 대비 0.80%p, 우리카드는 1.46%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0.21%p, KB국민카드는 1.31%로 전년 동기 대비 0.12%p 각각 오르며 모두 2019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NH농협카드 1분기 말 연체 또한 1.53%로 전년 동기 대비 0.19%p 올랐다. 반면 삼성카드는 1.1%로 전분기(1.2%)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1분기 연체율 또한 7∼8%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6.55%로, 전년대비 3.14%p 올라 2011년 저축은행 사태(5.8%p)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했다. 특히 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0%를 넘어서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에서 한계차주 또한 증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연체율이 5.33%였던 지난해 6월 말 당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6.35%로 전체 연체율을 1%p 이상 상회했었다.
이처럼 상황이 어려워진 저축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높이면서, 서민들은 급전을 얻기 위해 카드사나 보험계약대출 등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2월 114조원이었던 저축은행 여신잔액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지난 2월 말 102조원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금리가 14∼15%에 달하는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말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 3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4743억원으로 역대 최다였던 2월(39조4743억원) 대비 78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원으로 전년 말(68조원)보다 3조원, 2021년 말(65조8000억원)보다 5조2000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 해지 환급금의 범위에서 대출받는 상품으로, 경기 침체에 자금줄이 막힌 가입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불황형 대출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