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본격화에도 집값 하락’…1기 신도시에 무슨 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29 13:54

부동산원, 일산·분당·군포 등 하락폭 유지 및 확대

선도지구 지정 예정 통합재건축 단지 하락거래 발생

2027년 착공·2030년 입주 기대감 떨어져 가격반응 ‘無’

1기 신도시

▲1기 신도시 일산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헌집 주고 새집 받는'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예전엔 큰 수익이 예상돼 대상 지역의 집값이 상승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공사비 급등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 기간 장기화 등에 따라 '돈 버는 재건축'이 사라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정부가 노후계획도시특별법 등을 통해 1기 신도시에 대한 재건축을 본격화했지만 오히려 일부 지역은 집값이 하락하는 등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1기 신도시 재건축 적극 추진에도 불구하고 대상 지역 아파트 시장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3월 18일~4월 22일) 성남 분당과 일산동구는 각각 -0.04포인트(p), -0.01p 하락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하락 중이고, 일산 서구는 -0.18p, 군포는 -0.02%p 하락폭이 더 커졌다.


최근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조기 착수하기 위해 나선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하락세는 의외의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내달 중순께 1기 신도시 전체 정비 물량 중 약 5~10%를 선도지구로 지정이다. 선도지구로 지정되고 나면 안전진단 완화 및 면제, 용도지역 변경, 용적률 상향, 인허가 통합심의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1기신도시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들은 2027년 착공해서 2030년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정부 측 의지다.



분당에선 삼성한신·한양·우성·현대(총7769가구), 양지마을 6개단지(총 4392가구) 등이 기대되고 있다. 일산에선 강촌 1·2, 백마 1·2단지(총 2906가구), 후곡 3·4·10·15단지(2564가구) 등도 대기 중에 있다.


그러나 선도지구 지정 소식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은 '무반응' 상태다. 실제로 일산 마두동 '백마마을 1단지' 101㎡(37평)는 지난해 11월 8억2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8일 7억9500만원에 거래돼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또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마을4단지 금호한양' 84㎡(31평)은 지난해 9월 6억3000만원에서 이달 10일 5억8700만원에 하락거래가 이뤄졌다. 일산 '백석동 백송마을6단지 대우벽산 69㎡(26평)도 지난 3월 4억3300만원에서 지난 17일 3억8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1기 신도시를 이끌어갈 분당에서도 하락거래는 이뤄졌다. 분당 서현동 시범한양 59㎡(24평)은 지난 2월 10억9000만원에서 지난 3일 10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여기에 분당 서현동 시범우성 64㎡(25평)도 지난 1월 10억2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13일에는 9억9000만원에 하락거래됐다.


전문가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이 당분간 집값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 급등으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이주만 해도 3년 이상이 걸리는 등 실제로 예정된 날짜에 진행이 완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10 총선의 여당 패배로 인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재건축 촉진을 위한 정부의 추가 규제 완화가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이는 등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가 제시한 2027년 착공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그나마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10~15년 안에는 재건축이 이뤄질 것"이라며 “선도지구로 지정된다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호가를 올릴 수도 있지만 고금리 등 이유로 올라간 호가를 수요자가 맞장구 쳐주진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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