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규모 삼성, 기아 이어 세 번째
화장품 미 수출액 12억2700만弗 2위
수출선 다변화는 국내 기업에 긍정적
2023년 화장품 국가별 수출
연기금이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비(非) 중국 국가들의 화장품 수요와 이에 따른 수출 증가로 이익개선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 역시 실적에 플러스 요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4월 1일부터 26일까지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913억3600만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이는 삼성전자(1766억2200만원), 기아(1130억500만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이처럼 연기금이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잇달아 순매수 중인 이유는 미국을 중심으로 비중국 국가들을 대상으로 화장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그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았으나 중국의 경기둔화 및 경쟁업체들의 성장 등으로 화장품 기업 주가는 크게 훼손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팬데믹 이후 견조한 고용시장을 기반으로 소비가 늘어나면서 뷰티 시장도 동반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 있어 기회가 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이 내놓은 'K-뷰티 수출현황 및 신규 유망시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체 수출 감소에도 불구 화장품 수출은 6.2% 증가한 85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도 연초 이후 3월 말까지 21.3%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對)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28억1000만달러로 점유율은 32.7%를 기록 현재까지 가장 높다. 하지만 국가별 화장품 수출증가율을 보면 미국이 전년 대비 44.3%가 늘었고, 일본도 7.1%가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23.0%가 줄었다.
특히 작년 우리나라의 미국 화장품 수출액은 12억2700만 달러로 점유율은 14.3%에 달한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데 무역협회가 집계한 연초 이후 3월까지 국가별 화장품 수출증가율을 보면 미국이 전년 동기 대비 58.1% 급증했고, 일본이 21.5%로 뒤를 이었다. 중국 화장품 수출은 4.5%가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도 화장품 수출액은 증가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10일까지 화장품 수출액은 전월 대비 39%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액 비중은 미국 21%로 중국(22%)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이어 일본(10%), 베트남(6%), 홍콩(5%) 순이다.
도원빈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대중국 화장품 수출 비중은 2021년을 52.8%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며 “반면 미국과 일본의 수출비중이 상승하면서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국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매우 높았고, 최근에는 미국의 비중이 눈에 띄게 올라오고 있다"며 “이는 꾸준한 한국 인디 화장품의 인기와 한국 화장품이 미국 시장에서 가져갈 수 있는 중저가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한국 화장품 섹터에서 미국은 중장기적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화장품 시장의 회복 또한 예상되는 점도 투자포인트라는 설명이다. 김영주 연구원은 “미국을 포함한 비중국에서 높아지는 한국 화장품 인기에 수혜를 받는 동시에, 중국 화장품 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에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구매 수요 회복을 고려 했을 때 로컬 브랜드의 재입고(Restocking)가 예상되며 이에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기업은 코스맥스"라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코스맥스만큼 중국 시장 회복 수혜를 받기 어렵지만, 중국 산업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아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중국 외 수출 지역 다변화와 K-인디 브랜드의 성장 지속에 힘입어 화장품 업황 회복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ODM(주문자 개발생산) 업체와 인디브랜드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