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이 2030년까지 총 3조원 규모의 기후기술 펀드를 조성한다. 은행권은 상반기 중 기후기술펀드 모펀드를 결성하고, 내년 초까지 자펀드 결성을 완료해 본격적으로 투자를 집행한다. 국내 기후기술분야가 초기 경제성 문제로 성장 초기 단계인 점을 고려해 주요 부처의 기후기술 기준을 폭넓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투자대상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30일 은행연합회에서 기업은행장과 5대 시중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기술펀드 조성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번 협약식은 지난 4월 17일 해상풍력 등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증설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미래에너지펀드 조성 협약식에 이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방안'의 두 번째 후속 조치다.
기후기술이란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된 기술로, 기후기술 산업은 탄소중립 혁신기술 확보와 상용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기술을 클린·카본·에코·푸드‧지오테크 등 총 5개 분야로 분류해 제시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는 기후 관련 기술발전이 필수적이라는 인식 하에 2030년 전후를 목표로 대규모 친환경 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했다. 2022년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 투자금은 1조6000억 달러 규모다. 이 중 수송 부문의 투자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운송·모빌리티, 에너지, 식품·농업, 탄소시장 분야가 중점 투자 영역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2022년 기후기술 민간투자 규모가 13억 달러로 여전히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기후기술을 크게 5가지 분야로 분류하며, 각 영역의 기후기술 스타트업이 산업의 성장을 견인 중이나 초기 단계다.
이에 금융위는 기후기술펀드를 비롯해 혁신성장펀드,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2030년까지 총 9조원 규모로 기후기술 분야 선점을 위해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기후기술펀드는 기업은행과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이 2030년까지 출자하는 총 1조500억원(기업은행 2625억원, 5개 은행 각 1575억원)으로 모펀드를 조성하고, 민간자금 매칭을 통해 총 3조원 규모로 기후기술 기업에 투자한다. 모펀드는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후기술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자 미래 먹거리"라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기후기술펀드를 비롯해 2030년까지 기후기술 분야에 총 9조원을 투자하는 대응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후기술펀드를 통해 투자시 기후기술 보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일정 수준의 투자비율을 의무화해 적재적소에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기후기술펀드가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발굴해 불확실성이 크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기후기술 분야의 성장을 돕는 인내자본의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조성되는 기후기술펀드는 국내 기후기술분야가 초기 경제성 문제로 성장 초기 단계인 점을 고려해 주요 부처의 기후기술(기후기술) 기준을 폭넓게 수용하고, 이를 주목적 투자대상으로 인정한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후기술을 재생에너지, 온실가스 고정 등 14개 분야로 분류하지만,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기술 유형을 재생에너지, 탄소포집, 자원순환 등 15개 분야로 분류한다.
기후기술펀드는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로 구성된다. 블라인드펀드 소형의 경우 초기 경제성 부족으로 투자에서 소외되고 있는 기후위기 대응 관련 기술 보유 중소·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블라인드펀드 중형은 규모 있는 투자가 필요한 스케일업 단계의 기후기술기업에 폭넓게 투자한다. 프로젝트펀드의 경우 기후기술분야에 대한 신속하고 적시성 있는 자금 공급을 위해 우수 기후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를 집행한다.
기후기술펀드는 상반기 중 모펀드 결성 후 자펀드 운용사를 선정한다. 이후 내년 초까지 자펀드 결성을 마치고, 3월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