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與 인물난 속 친윤 출마설로 시끌
‘압승’ 野 강경파 찐명 박찬대 추대 기류
여야가 새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에서부터 대조적이다. 총선 승패에 따라 분위기가 상반된 것이다. 참패한 집권 여당 국민의힘은 인물난 속 '친윤석열(친윤)'계 후보가 출마해 당내에서 반발이 확산하는 반면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강경 '찐이재명(찐명)'계 박찬대 의원이 추대되는 것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출마자가 없는 국민의힘이 원내대표 선거일을 기존 3일에서 9일로 연기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철규 대세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의원은 4·10 총선 당시 당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만큼, 총선 참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실과의 수직적인 관계도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 의원이 원내사령탑을 맡을 경우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에서도 이 의원이 원내대표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인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이철규 의원 본인이 불출마 결단해야 한다"며 “'악역을 자처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진짜 악역이라는 건 백의종군을 통해 다른 후보군에게 원내대표 출마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나경원 당대표·이철규 원내대표설을 의미하는 '나·이 연대설'에 대해선 “두 분은 (나·이 연대설이) 아니라고 얘기하는데, 당내 흐름은 나·이 연대가 있다고 느낀다"며 “연대가 아니라 담합이고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건 결국 대통령한테 도움이 안된다. 총선 민심과 전혀 동떨어진 역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도 이날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 의원의 원내대표설에 “강성 친윤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분이 다시 또 원내대표를 맡게 된다면 여야 협상이라는 문제에서도 그렇고 우리가 그동안에 계속 문제가 제기돼 왔던 게 용산과의 관계에 있어서 너무 수직적 관계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이런 식의 평가를 받을 원내대표라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민주당 내 원내대표로 거론되던 10여 명의 인사들이 사라지고 '찐명' 핵심인 박찬대 의원만 남은 것이다.
당초 총선을 압승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박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김성환·서영교·김병기·김민석·박주민 의원이 차례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이 단독 출마하면서 통상적으로 실시됐던 기호 추첨이나 후보자 합동토론회는 모두 취소됐다. 대신 오는 3일 있을 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원내대표 선거만 진행된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단독 출마는 이례적이다. 열린우리당 시절인 지난 2005년 정세균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사례 한 건만 있을 뿐이다.
찐명계 박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는 사실상 '이재명 대표 1인 체제'로 굳어지는 분위기를 나타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 대표 역시 이 대표가 연임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당내 다양한 의견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다양한 목소리는 존중해야 하지만 지금은 단합된 목소리와 단결된 행동력을 보여야 한다"며 “특히 윤 대통령이 민생과 경제 분야에서 얼마나 유능하게 국정기조를 바꾸는지 확실하게 견제하고 목소리를 낼 때"라며 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연임할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미지수"라며 “일단 8월 말까지가 지도부 임기인데, 원내대표로 선출된다면 그때까지 강력하고 단합된 투톱 체제로 개혁과제를 시작하겠다고 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