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기자회견…“저출생 문제는 현재 국가비상사태”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주장은 모순·정치공세”
“내각 인선 검토하고 있지만 조금하게 할 생각은 없어”
“반도체는 시간이 보조금…속도감 있게 규제 풀 것”
尹대통령 회견 관련 에너지경제신문 긴급 여론조사 결과 11일 오전 6시 본지 홈페이지서 공개 예정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저출생 관련) 정책들을 제대로 이끌기 위해 저출생 고령화를 대비하는 기획 부처인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조직으로는 정책 실행 등 측면에서 저출생문제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비상근 장관급 기구였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상근 부총리급 기구로 격상시키고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주형환 전 산업통상부 장관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신설되는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임명하고 이 부총리가 교육·노동·복지 등 사회 부처를 이끌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선 국회에서 현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 사회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이 맡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저출생 문제는 현재 국가비상사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해서, 교육, 노동,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하고, 단순한 복지정책 차원을 넘어 국가 아젠다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에 국회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한다"면서 야권의 협조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 이은 일문일답에서 '채상병 특별검사법'에 대한 질문에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절차를 일단 좀 지켜보고,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되면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권을 시사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납득이 안된다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하자고 주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에서 주장하는 김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서는 “특검은 검·경 공수처 같은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치열하게 수사를 했다"며 “그런 수사가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에 관해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 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며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주요 발언
윤 대통령은 최근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하는 생활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장바구니 물가는 모든 경제 부처가 달라붙어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외식 물가가 국제 시장 변동으로 인해서 많이 높아져가고 있기 때문에 할당 관세 제도를 잘 활용해서 관세를 물리지 않는 방향으로 수입 원가를 낮추고 수입선을 다변화시켜서 좀 더 싼 식자재를 확보할 수 잇도록 시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를 잡는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안보와 직결된 반도체 사업에는 “시간이 보조금이라는 생각으로 규제를 풀고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세(금투세) 폐지에 대해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하게 될 것"이라며 “1400만의 개인 투자자들의 이해가 걸려있을 뿐 아니라 자본 시장이 무너지고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실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야당에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임기 내 연금개혁안이 확정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합의를 끌어낼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 연금특위의 실적이나 성과로서 조급하게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22대 국회로 넘기고, 다만 제 임기 안에 확정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참패 이후 사퇴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 위원장은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고,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나갈 것"이라며 “20년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 위원장을 언제든 만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무총리를 포함한 개각은 필요하지만 서두르진 않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한 2년 장관직을 맡은 분이라든지, 한번 부처 분위기를 바꾸고 민생 문제에 더 다가가기 위해 내각 인선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조급하게 할 생각은 없고, 후보 대상이 되는 분들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서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들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 북한의 무기 지원에 대한 대응 질문에는 “우크러 전쟁은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은 불법 공격"이라며 “공격용, 살상용 무기는 어디에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방침을 갖고 우크라 지원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민 헌법 정신에 따라 우크라에 인도적 지원,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