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송겅호 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발령
법무부, 검찰 고위 간부 39명 인사…김 여사 수사 본격화·소환설 직후
중앙지검 1∼4차장 전체 물갈이…이원석 검찰총장 참모진도 대거 교체
법무부 검찰국장에 송강…‘이재명 수사’ 수원지검장에 공안통 김유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핵심 수사 라인이 13일 전격 교체됐다.
이번 교체 대상에 김 여사 수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지검장, 1차장, 4차장 등 수사라인이 모두 포함됐다.
김 여사 수사 라인의 전격 교체는 최근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 관련 엄정 수사 방침을 여러차례 강조한데 이어 수사팀에서 김 여사 소환 불가피론 등을 제기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 뒤 이뤄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최근 대통령실이 검찰·경찰·국세청 등 사정기관을 통할하는 민정수석실 부활을 계기로 검찰 장악에 본격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흘러나왔다.
정치권에선 민정수석실 부활과 검찰 수뇌부 교체가 야권에서 추진 중인 김 여사 특검 도입의 명분을 더해 줘 결국 김 여사 특검을 자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9명(신규 보임 12명, 전보 27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 일자는 오는 16일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1∼4차장검사가 전원 물갈이됐고, 이원석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거 교체됐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는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이 보임됐다.
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 내 '친윤(친윤석열)·특수통' 검사로 분류된다.
2001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공직을 시작해 인천지검 형사5부장,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대구지검 2차장검사를 지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시절 코오롱그룹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의혹 수사를 맡았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총장의 입'인 대검 대변인을 지냈고,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시절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지난해 9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전주지검장으로 부임 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인 서모 씨의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특혜 취업 의혹 수사를 이끌었다.
이 검사장은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이끌며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사건, 백현동·대장동 수사,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 등의 수사를 지휘하게 된다.
송경호(29기) 현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발령받았다.
고검장 승진 모양새지만, 김 여사 수사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데 따른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송 지검장이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부임해 이미 2년간 대형 수사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교체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이 전담팀을 꾸리고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불과 열흘 만에 교체됐다는 점에서 검찰 안팎의 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송 지검장은 그간 김 여사의 사건에 대해 소환 조사를 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대통령실 내에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에서는 김 여사 수사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송 지검장을 의도적으로 부산으로 발령해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철벽방어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송 지검장 아래서 수사 실무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도 전원 교체됐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맡은 김창진(31기) 1차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비롯해 특수 수사를 지휘한 고형곤(31기) 4차장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보임됐다.
박현철(31기) 2차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 김태은(31기) 3차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배치됐다.
1∼4차장 모두 검사장급으로 승진했지만, 김태은 3차장을 제외하면 모두 비수사 보직으로 발령됐다.
이 총장의 임기가 불과 4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대검 참모진도 대거 교체됐다.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전무곤(31기) 성남지청장, 마약·조직범죄부장에 노만석(29기) 제주지검장, 형사부장에 이진수(29기) 서울북부지검장, 공판송무부장에 정희도(31기) 안산지청장, 과학수사부장에 허정(31기) 고양지청장이 각각 임명됐다.
양석조(29기) 대검 반부패부장은 유임돼 전국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계속 지휘한다.
기존 참모진인 박세현 대검 형사부장(서울동부지검장), 성상헌 기획조정부장(대전지검장), 박영빈 마약·조직범죄부장(청주지검장), 박기동 공공수사부장(대구지검장), 박현준 과학수사부장(울산지검장), 정유미 공판송무부장(창원지검장)은 일선 수사청으로 자리를 옮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으로는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꼽히는 김유철(29기) 서울남부지검장이 이동한다. 신봉수(29기) 현 수원지검장은 광주고검장으로 발령 났다.
금융 범죄 중점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장에는 신응석(28기) 대구지검장이 보임됐다.
검찰 인사와 예산 업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송강(29기) 인천지검장이 임명됐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변필건(30기) 수원고검 차장검사가 맡는다.
권순정(29기) 현 법무부 검찰국장 겸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수원고검장으로 이동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검사장으로 승진했던 주영환(27기)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구자현(29기)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임됐다.
이번 인사로 연수원 28∼29기 검사장 5명이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인사에 앞서 이주형(25기) 서울고검장, 최경규(25기) 부산고검장, 노정연(25기) 대구고검장, 홍승욱(28기) 광주고검장, 한석리(28기) 울산지검장, 박종근(28기) 광주지검장, 배용원(27기) 청주지검장이 줄사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