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으로 고성능 메모리칩이 내년 생산 물량까지 거의 매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CNBC는 세계 최대 메모리칩 공급 업체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올해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동났고 내년 물량도 거의 다 팔렸다고 보도했다.
모닝스타의 이토 가즈노리 주식 리서치 이사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메모리 공급이 올해 내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 양대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칩셋 수요 덕에 크게 이익을 봤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서 칩을 받고 있으며, 삼성도 잠재적 공급업체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메모리칩은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나스닥 IT 인텔리전스의 윌리엄 베일리는 “이런 칩을 제작하는 것은 더 복잡하고 생산량을 늘리기는 어렵다"며 “이 때문에 올해 내내 그리고 내년 대부분 동안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정보회사 트렌드포스는 3월 HBM 생산 주기는 일반적으로 개인용 컴퓨터 등에 쓰이는 DDR5 메모리칩보다 1.5∼2개월 더 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수요 급증에 대응해서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지 시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투자해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bit) 기준 작년 대비 3배 이상 지속해 늘려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은 자체 거대언어모델 훈련에 수십억달러를 쓰면서 AI칩 수요를 늘리고 있다.
반도체 산업 관련 책 '칩 전쟁'을 쓴 크리스 밀러는 “메타와 MS와 같은 AI 칩 큰 손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원을 계속 쏟아부을 것이란 신호를 보냈다"며 “이는 적어도 올해 내내 HBM 등 AI 칩을 대규모 구매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가장 앞선 제품을 만들어 AI 열풍을 잡으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최고 성능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에 양산한다고 밝혔고 삼성전자는 2분기 안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