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물가안정과 배달앱의 중개수수료율 규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15 09:36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최근에도 여전히 고물가는 진행형이다. 올해 들어 물가수준은 3% 내외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 수준인 2%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외식 물가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돌고 있다.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표 먹거리인 떡볶이, 비빔밥, 김밥, 햄버거 등의 물가상승률은 5%를 상회한다. 외식물가는 35개월째 전체 물가수준을 상회하는 등 안정세에 접어들 기미가 전혀 없다.




외식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우 대체로 규모가 작은 영세 사업자로서 원재료·공공요금 인상에 취약하다. 규모 및 범위의 경제 측면에서 비용절감이 어려운 영세 사업자의 경우 식재료 및 전기·가스료 인상시 이를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전이시키는 정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의 국민 경제구조에서 차지하는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3%이며, 이는 OECD 국가 중 7위일 만큼 높다. 이는 미국의 3배, 일본의 2배 이상 해당되는 수치이다.


우리의 물가상승률이 높은 이유가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국민경제의 구조적 특징과 연관되며, 최근 들어 유가, 곡물류 등 원자재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급등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 기인한다. 더욱이, 국제결제 통화인 달러대비 원화의 가치절하가 빠르게 진행되며, 물가상승 요인으로 수입단가 상승도 한몫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최근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또 다른 잠재적 요인으로 배달앱 서비스의 중개수수료율이 지목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증가하기 시작한 배달음식 수요가 엔데믹 기간에도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피자, 치킨 등 야식에 대한 배달수요는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음식배달 서비스는 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의 3사가 주도하고 있다. 최근 높은 배달비로 소비자의 배달수요가 줄어들자 배달앱들은 배달비 무료정책을 앞다투어 제시하며, 소비자의 배달앱 이용을 유인하고 있다.


하지만, 배달비 무료혜택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대신 배달앱들은 자영업자에게 높은 중개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요금제 서비스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자영업자들은 배달앱에 중개수수료로 전체매출의 약 7%, 업주 부담 배달료 2,500~3,300원, 결제수수료 1.5~3.0%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무료 배달정책이 일반화되며, 일부 배달앱의 경우 배달비 포함된 새로운 요금제에서 중개수수료율이 무려 27%까지 상승하여, 자영업자의 큰 재무적 부담이 되고 있다.




더욱이, 업주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대체로 정률 요금제가 적용되며, 매출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내는 구조이다. 배달비 무료혜택이 제공되지 않는 요금제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은 소비자 선택을 받기가 어려워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대체로 2만원 정도의 치킨 한 마리 판매시 수수료 등으로 대략 30%의 비용 지출이 이루어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러한 배달앱의 높은 중개수수료율 정책이 지속되는 한 결국 자영업자들은 판매가격에 배달 관련 비용액을 이전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




가뜩이나 높은 수준의 원자재와 공공요금 가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배달앱의 지나친 중개수수료율 책정은 비용절감이 어려운 영세한 자영업자의 판매가격 인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배달앱에 대한 중개수수료율 규제가 시급한 시점이다. 배달앱의 높은 중개수수료율은 자영업자의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고물가 현상의 심화를 가져오고, 이는 결국 민간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올해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1.3%를 기록하는 등 기존 예상치 0.6%를 상회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경기회복 신호탄으로 기대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도 상향조정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수출호조세로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경제성장률 상향조정에 대한 의견이 힘을 얻는다.


하지만, 민간소비 측면에서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서비스 소비로 이해되는 올해 1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전분기에 비해 0.8% 늘었다. 하지만, 서비스업과 해외지출을 제외한 재화 소비는 오히려 0.2% 감소했다. 즉, 국내 소비자의 해외소비는 늘었지만, 국내 소비는 오히려 줄었다는 해석이다. 이는 민간소비 개선이 뚜렷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민간소비가 고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볼 때, 아직 물가수준이 내수소비를 유도할 만큼 낮지 않다고 평가된다. 그런데, 잠재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배달앱 서비스의 높은 중개수수료율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뚜렷한 민간소비의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배달앱이 금융사가 아닌 만큼 현 제도상으로 카드사처럼 금융당국에서 직접적으로 중개수수료율을 규제하기란 쉽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 배달앱의 시장 독과점 구조하에서 이루어지는 높은 수수료율에 대한 상한선제 도입 등 효과적 정책 마련을 통해 물가 안정화에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민간소비 개선을 통한 경제성장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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