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둔화…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
뉴욕증시, 엔비디아·AMD 필두로 상승…국내 증시도 환호
美 인공지능(AI) 반도체주 강세에 SK하이닉스 19만원 돌파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국내외 증시가 일제히 환호했다. 간밤 미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내 증시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반도체주를 필두로 연내 코스피 3000포인트 전망도 나온다.
16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3% 오른 2753.00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0.95% 올라 870.37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가 오름세를 보인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상승랠리를 펼친 영향이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1.17% 오른 5308.15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가 종가 기준 5300선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스닥지수는 1.40% 상승한 1만6742.39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88% 오른 3만9908.00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시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직후 상승세를 탔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4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이는 시장의 예측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며 3월 CPI 상승률인 3.5%보다 0.1%포인트(p) 낮아졌다. 4월 CPI 상승률이 소폭 둔화되면서 기준금리 전망도 CPI 발표 이전과 달라졌다.
앞서 매월 발표된 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집계되면서 미국은 기준금리 하락 시점을 늦춰왔고 금리 인상 전망까지도 제기돼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승률이 하락한 4월 CPI 통계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쇄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의장이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듯한 비둘기파 발언을 내놓으면서 증시 상승에 불을 붙였다. 파월 의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말의 낮았던 수준으로 다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의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의 75.3%는 오는 9월 금리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9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비중은 50% 이하였다.
금리 인하 전망이 높아지면서 국내외 증시에서는 빅테크, AI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에서는 엔비디아가 3.58% 상승해 전고점인 950달러에 근접한 946.30달러로 마감했고 AMD도 4,25% 오른 159.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반도체주가 상승랠리를 펼치면서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종목도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4.16% 오른 19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2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한미반도체도 1.62% 오른 14만4100원에 마감했으며 삼성전자는 0.13% 소폭 하락한 7만8200원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발 훈풍으로 오른 국내 증시가 반도체 주도로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점유율 전망과 품질 승인 여부 등에 관해 다양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제한적인 HBM 공급 증가와 중장기 수요 증가로 방향성 측면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동시 수혜가 기대된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CPI 둔화와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신호에 미국 국채금리가 일제히 하락했으며 금리가 고점 인식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인 비트코인도 간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9123만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