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일각에서는 '명심'(明心·이 대표의 의중)을 앞세운 추 당선인 '이변'으로 친명(친이재명) 구도 상한선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취지의 평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 의원은 당선인 총회에서 90표 안팎을 얻어 80표 안팎을 득표한 추 당선인을 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후보 단일화까지 추진했던 친명계 표계산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앞서 국회의장 경선은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추 당선인에 급격히 기운 것으로 평가됐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조정식 의원이 추 당선인을 지지하며 단일화에 나선 데 이어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까지 같은 날 후보에서 물러나면서다.
이런 '명심' 교통정리 뒤 친명계는 낙승을 예상했다.
그런데도 실제 결과가 우 의원 승리로 나타나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추 당선인 정치 스타일이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추 후보는 좌고우면하지 않는 선명한 행보로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이런 행보는 당 밖 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독불장군 정치'라는 비판을 불렀다.
반면 우 의원에는 현장을 중심으로 의원들과 스킨십을 꾸준히 쌓아온 개인기가 발휘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원내대표 재수' 출신인 우 의원은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첫 여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다. 공교롭게도 당시 당 대표가 이번에 경쟁했던 추 당선인이었다.
개인 호불호 이외 측면에서는 지난 총선 이후 세가 크게 줄어든 친문(친문재인)계 등 비명계가 '저력'을 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물론 우 의원 표 전부를 비명계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원내대표를 친명 박찬대 의원을 사실상 추대한 상황에서 의장직까지 획일적 집단주의로 결정하는 데 반대하는 의원들이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은 무소속으로만 직위를 수행할 수 있는 국회 내 최고 권위직이자 명예직이다.
특히 '친명 횡재, 비명(비이재명) 횡사' 공천 논란 속에서도 총선에서 대승한 민주당에 '명심' 독주 체재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이 시사하는 바는 클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고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추 당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하다고 평가받는 우 의원이 입법부 수장을 맡게 돼 협치 숨통이 트이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간 의정 활동 과정에서도 우 의원은 현재 여당 원내 지도부와 접점을 쌓아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경제부총리를 지낼 때 우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같이 국회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상임위에서도 교류한 인연이 있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국회란 대화하는 기류가 중요하다. 여야 간 협상과 협의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립이란 몰가치적이면 안 된다.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라며 적극적 개입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