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망 확인…국제유가는 잠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20 13:53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최고 지도자에 이은 사실상 2인자로 꼽혀온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함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가자 전쟁 등으로 살얼음판을 걸어온 중동 정세가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다. 그럼에도 국제유가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등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흐센 만수리 이란 행정 담당 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도 이날 오전 “64세의 아야톨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솔사다티는 이란의 제8대 대통령"이라며 그의 사망을 확인하는 보도를 타전했다.


IRNA는 전날 라이시 대통령이 댐 개통식에 참석한 뒤 헬리콥터를 타고 타브리즈의 정유공장 현장으로 향하던 중 삼림 지역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반관영통신 메흐르도 전날 사고 헬기에 탔던 라이시 대통령 등 탑승자 전원의 사망사실을 보도하며 “라이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의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로 순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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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이란 북서부 산악지대에서 발견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타고 있던 헬기의 잔해.(사진=AFP/연합)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객들과 함께 이란 북서부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동승자는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타브리즈 지역 성직자인 금요 기도회의 이맘 아야톨라 알 하솀, 말렉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등이라고 IRNA는 부연했다.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 등 당국자 3명과 조종사, 경호원 등 총 9명이 타고 있었다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운영하는 매체 레파가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외신에 따르면 피르 호세인 콜리반드 이란 적신월사 대표는 잔해를 발견했고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추락 현장 발견 상황에 따르면 탑승객 사이에서 어떠한 생존의 신호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를 당한 헬기는 추락으로 완전히 불에 탔다고 외신이 전했다.


헬기

▲이란 북서부 산악지대에서 발견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교장관 등이 타고 있던 헬기의 잔해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라이시 대통령 일행이 탑승했던 헬기는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 속에 비행하다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신고를 받은 이란 당국은 65개 수색·구조팀을 급파했으나,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와 험난한 지형으로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강경 보수 성향의 성직자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8월 취임했다.


현재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밑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1970년 팔레비 왕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이슬람 혁명 2년 뒤인 1981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에는 반체제 인사 숙청을 이끌었다.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이란 당국은 2022년 시작된 이른바 '히잡 시위' 국면에서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 또 가자전쟁 중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초강경 이미지를 굳혀왔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헌법은 대통령의 유고시 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50일 이내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통령직은 이란 12명 부통령 중 가장 선임인 모하마드 모흐베르에게 일단 승계되며, 그는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WP가 전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도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0일 한국시간 오후 2시 22분 기준, 브렌트유 7월물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0.15% 오른 배럴당 84.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유시장이 지정학적 갈등보다 수요공급에 초점을 맞춘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ING 그룹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총괄은 “시장은 지정학에 점점 더 무감각해지고 있으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량 생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OPEC+의 생산 정책에 대한 명확한 소식을 더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6월 1일 OPEC 회의를 앞두고 감산 연장 여부를 살피고 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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