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되돌리긴 늦었지만…의사들, NO 사이 ‘숫자’도 나왔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29 00:32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한 환자가 의료진 옆을 지나고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한 환자가 의료진 옆을 지나고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하면서 사실상 의대 증원이 확정된 가운데, 의사단체 등도 우려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의대·서울대학교 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실 레드 팀께, 의료개혁 이대로 좋습니까'라는 제목의 간담회를 열었다.


'레드팀'이란 조직 내의 취약점을 발견해 경고하는 내부 자정 기구를 말한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에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대통령은 우리나라 의료계를 붕괴시킨 책임자로 손가락질받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출범을 앞둔 22대 국회에는 “2020년 의정 합의가 이제라도 지켜지도록 의료 전문가가 포함된 국회 내 협의 기구를 설치해 (의대 증원을) 논의해 달라"고 호소했다.




교수들은 특히 “정부는 각 대학의 교육 여건을 사전에 충분히 조사했다고 하지만,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 의하면 의대 정원이 10% 이상 변경될 경우 의대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원이 필요하다 해도 한 번에 10% 미만의 증원이어야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간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가 조건이라며 구체적인 의대 증원 협상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가정법을 전제로 현원 대비 최대 10%라는 수치를 언급한 것이다.


교수들은 “정권의 실적을 위해서가 아닌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상설 협의체를 만들어 달라"며 “정권과 공무원의 임기에 좌우되지 않고 튼튼한 재원과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다만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집계 결과 이달 23일 기준 수련병원 211곳에서는 레지던트 1만 501명 중 839명만 출근(출근율 8.0%) 중이다.


이 가운데 대다수 전공의가 소속된 주요 수련병원 100곳 출근율은 6.8%(9991명 중 675명)로 더 낮다.


이날은 '빅5' 등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지난 2월 20일 병원을 떠난 지 99일째다. 내일이면 100일째가 된다.


일부 의사들은 대법원 결정이 남아있다며 아직 전선이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대학 입시요강 발표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분을 받은 대학들은 학칙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원된 대학의 80% 가까이가 학칙 개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아직 개정이 진행 중인 대학들도 대부분 막바지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북대와 경상국립대는 교수들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교육부는 학칙 개정의 마지노선을 이달 말로 잡아둔 상태다.


개정하지 않은 대학엔 6월에 시정명령을 거쳐 입학정원 최대 5%까지 모집을 정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대 정원이 증원된 32개 대학 가운데 25개교(78.1%)가 학칙 개정을 완료해 공포했다.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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