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분양은 약과, ‘진짜 골칫거리’ 수익형 부동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30 15:01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 침체 극심

부동산 전문가 “침체 장기화 예상, 수요 진작 대책 필요”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부동산 호황기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수익형 부동산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부동산 호황기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수익형 부동산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부동산 호황기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수익형 부동산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익형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피스텔 시장은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청약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실제로 올해 들어 오피스텔 청약 17건이 이뤄졌는데 평균 경쟁률이 4.9 대 1에 불과하다. 이는 2022년(5.3 대 1)과 지난해(6.7 대 1) 연간 평균 경쟁률보다 낮은 수치다.


서울 주요 지역 역세권 오피스텔에서도 청약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7~19일 청약을 실시한 강서구 화곡동 '한울에이치밸리움 더하이클래스' 오피스텔은 117실 모집에 13명(평균 경쟁률은 0.11 대 1)만이 청약을 신청했다. 지난 3월 청약에 나선 구로구 가리봉동 '가산 G밸리 라티포레스트'(3.3 대 1), 금천구 시흥동 '서울 우남 w컨템포287 오피스텔'(2.7 대 1) 등도 한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 '현대 프라힐스 소사역 더프라임'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올 4월까지 아홉 차례 청약을 진행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들은 오피스텔 공급을 꺼리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분양실적은 전국 159가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오피스텔 분양이 아예 없었던 올해 1월을 제외하면 지난 2009년 8월(148가구) 이후 14년 만에 기록한 역대 최저 기록이다.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일각에선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3% 올라 5개월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시장 회복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식산업센터 시장도 갈수록 침체 늪에 빠져들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법원 경매에 나온 전국 지식산업센터는 총 236건으로 전년 동기(125건)대비 88% 급증했다. 경매 매물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는 적어 낙찰률과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하락세다. 법원 경매에 나온 지식산업센터의 낙찰률은 지난 2022년 45.0%에서 지난해 28.9%, 올해는 25.0%로 급락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도 지난 2022년 88.7%에서 올해 69.6%로 떨어졌다.


거래도 얼어붙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지식산업센터 거래액은 총 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8% 감소했다.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 거래액(1조5천억원)과 비교하면 60% 줄었다.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연 2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지식산업센터 매매가격 역시 지난 2022년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2.0% 하락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호황기를 맞이해 투자처로 인기를 높였던 지식산업센터는 최근 공급 과잉과 고금리 등의 여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형 숙박시설(생숙), 분양형 호텔, 물류센터 등 다른 수익형 부동산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경기가 침체도 수요가 줄어든데다 몇년새 공급은 폭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생숙은 2022년 8만6920개로, 2018년 3만여개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지식산업센터는 지난 1월 말 전국에 총 1529곳이 공급됐는데, 이는 4년 전에 비해 362곳이나 늘었다. 그바람에 전국적으로 50~90%가 공실로 남아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용도 변경 허용을 통한 대출 및 거래 활성화, 세제 혜택 등 시장을 활성화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진형 광운대 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과 국내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겹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많이 침체된 상황"이라며 “시장 침체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양도세, 소득세 완화 등 시장을 활성화하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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