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일부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보내온 '당선 축하 난(蘭)'을 비꼬며 수령을 거부했다.
이들은 31일 의원실로 배달된 윤 대통령의 축하 난 사진과 함께 거부 의사가 적힌 글을 각자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축하 난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 반송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회가 대통령에게 바라는 건 축하 난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국회가 의결한 채해병 특검법, 민주유공자법 등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최민희 의원도 “내어놓았으니 가져가십시오"라며 의원실 밖 복도 바닥에 놔둔 난 사진을 올렸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난이 뭔 죄가 있겠습니까. 난해합니다만 잘 키우겠다"면서도 “곧 축하를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대부분 축하 난을 받지 않았다.
조국 대표는 “역대 유례없이 사익을 위하여 거부권을 오남용하는 대통령의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꼬집었다.
김준형 의원은 “'불통령'의 난을 버린다. 밤새 와 있어서 돌려보낼 방법이 없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박은정 의원은 “잘 키워서 윤 대통령이 물러날 때 축하 난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비꼬았다.
진보당은 윤종오·전종덕·정혜경 의원 3명 모두 축하 난을 거부했다며 언론에 별도 공지했다.
반면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축하 난에 물을 주는 사진을 올리고 “대통령님의 지지율도 쑥쑥 오르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날 윤 대통령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축하 난을 거부한다며 릴레이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며 “'국민을 위해 싸우겠다'던 조국혁신당의 첫 일성치고는 너무나도 옹졸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에게 '민주 정당'과 '국민의 대표'로서의 품격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일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의도 저버린 행태"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마구잡이로 들이받고, 싸우기만 하는 분노의 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