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환경 구주 잔혹사]②주주=자금줄, 리포트·IR 등 주가부양활동 ‘전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04 15:36

-1200억 넘게 공모 자금 조달하는 동안 3자 배정은 100억원에 불과

-이 대표 취임 이후 CB 투자로 인한 자금 유치도 1번뿐…리포트·IR 17년간 3차례·2차례에 불과

-기존 소액 주주, 희석 효과로 회사 성장 공유 어렵지만 이병용 대표는 ‘황금낙하산’


자연과환경

▲자연과환경CI

자연과환경이 17년간 1200억원 넘는 자금을 공모로 유치하는 동안 3자 배정으로 자금 유입은 100억원도 되지 못했다. 이병용 대표 취임 이후 전환사채(CB) 투자 유치도 1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가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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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연과환경은 지난 2007년부터 일반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8차례 진행해 1175억, 소액 일반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5차례 진행해 60억원 등 총 1235억원을 조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 7월에 예정된 238억원까지 고려한다면 1473억원까지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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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자 배정 유상증자는 지난 17년간 5차례 단행했고, 1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 마저도 기존의 대표이사 및 이사들이 주축이 됐고, 2012년 3자 배정은 현물출자였다. 2016년의 경우, 경영권 분쟁 방어 목적으로 활용된터라 외부 자금 수혈 목적으로만 제 3자 배정 유상증자가 활용된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CB 방식의 투자 유치가 활발한 것도 아니다. 이 대표가 대표로 재취임한 2015년 이후 CB 발행 방식으로 외부 수혈도 크게 줄었다. 그가 취임하기 전 자연과환경은 9차례 CB방식으로 투자받았는데, 그가 경영권을 잡은 뒤에는 1차례에 불과했다. 결론적으로 자연과환경은 소액주주로부터 대부분의 자금을 수혈했다.


◇회사의 자금줄이지만, 철저히 소외당하는 '기존 주주'




자연과환경은 소액주주로부터 대부분의 자금을 수혈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17년간 공모 방식으로 1235억원을 수혈했지만, 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60억원(1주당 934원 기준)에 불과하다. 그간 받은 외부 수혈 자금의 60% 수준이다.


그렇다고 주주친화적인 활동을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자연과환경은 지난 17년간 기업설명회(IR)를 2차례에 열었다. 즉, 기관투자자들에 회사를 알리는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IR은 주가 부양활동의 일환으로 간주된다. 올 초 HLB 그룹의 진양곤 회장이 증권사 영업점 순회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는데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제고 및 오너의 주가 부양 의지'로 해석했다. HLB의 경우, 올해만 기업설명회를 15차례 개최했다. 하지만 자연과환경은 이 같은 행동은 찾기 어려웠다.




증권사 리포트 발간도 마찬가지다. 지난 17년간 증권사 리포트 발간은 3차례에 그쳤다. 그마저도 2번은 한국IR협의회에서 발간한 자료로 향후 미래 전망과 목표주가가 담겨있지 않은 개괄적인 자료다.


아울러 최대주주의 지분율도 5.65%에 불과하다 보니 주가 상승의 의지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대표는 1.41%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고,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데이터테크놀로지를 통해 3.38%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다면 적을 때보다 주가 상승으로 자산이 커지는 효과가 더 크다"면서 “또 지분율 적다면 주가가 낮은 상태에서 지분을 매입하려 할 것이란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의 자연과환경 행보를 요약한다면 기존 소액주주는 자금줄 역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공모 방식으로 8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소액주주들은 단기적 손실이 불가피했으나, 최대주주와 회사는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


그 사이 자연과환경의 볼륨은 커져갔다. 이 대표 취임 직전인 지난 2014년 129억원과 5억원이었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년뒤 697억원과 45억원으로 성장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90%와 23%에서 63%와 20%로 내려오며 재무 상태도 더욱 건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 역시 황금낙하산 조항을 정관에 넣으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자연과환경 정관 35조 2항에는 '대표이사 및 이사가 임기 중에 적대적인 인수합병으로 인하여 실직할 경우에는 통상적인 퇴직금 이외에 퇴직금 보상액으로 50억원을 대표이사 및 이사 각각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8차례 유상증자가 진행되는 동안 모두 구주 단계에서 실권주가 발생했다는 것은 기존 주주의 단기간 주가 피해를 예상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적어도 회사의 갑작스러운 가치이전으로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는 현상은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이 한 자리 수인 기업들을 따로 분류해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소액주주들의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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