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수익성 고심 여전…해법 찾기 온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0 14:24

통신 3사, 10년간 영업이익 성장률 하락…지난해 세계 평균치 미달

수익 정체 가시화에도 기술력·서비스 세계 1위…연구개발도 지속 확대

AI 외에도 양자보안으로 승부수…업계 “산업 육성 정책 방향 고민해야”

kt 양자보안 기술

▲KT 임직원들이 양자내성암호 솔루션을 살펴보고 있다.

통신 산업의 경제적 유발 효과와 글로벌 기술 경쟁력이 높지만 수익률은 최근 10년간 지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업계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신사업 투자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1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통신 사업이 연간 78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신 산업이 시작된 1985년(2조4105억원)보다 약 3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의 자체 생산유발액은 1985년 2조644억원에서 2020년 46조7599억원으로 약 22배 성장했다. 이동전화 시장은 1991년 무선호출 83만7000명, 이동전화 16만3000명을 기록하며 최초로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후, 지난해 말 8389만 회선으로 80배 이상 늘었다. 모바일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연관산업의 경제적 파생 효과는 2020년 기준 31조450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통신사들의 수익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세계 주요국 통신사 영업이익률은 미국 18.1%, 일본 16.6%, 유럽 15.3%, 중국 10.3% 등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국내 통신사들은 평균 7.5%에 머물렀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률이 10%로 가장 높았지만, 글로벌 통신사인 AT&T(19.2%), NTT 도코모(18.6%), 도이치 텔레콤(18.6%), T-모바일(18.2%) 등보다 낮은 11위에 그쳤다. LG유플러스는 6.9%, KT는 6.2%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통신 3사의 연평균 영업이익 성장률도 하락세를 보였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2조9452억원이던 통신 3사의 이동통신 부문 영업이익은 2022년 2조6870억원으로 감소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0.91% 수준이다.




이 기간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2013년 11%에서 2022년 10.1%로 0.9%p 감소했다. 정부의 지속적인 요금 인하 압박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줄고, 설비투자(CAPEX)는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KISDI는 “과거 영업이익의 흐름 및 기술방식 진화에 따른 투자-회수 시점의 차이를 고려할 때 초과이윤의 존재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향후 통신 3사의 영업이익 추세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낮은 수익률에도 통신업계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중국의 국영 통신사들과 비슷하거나 더 높았다. 지난해 주요 통신사의 기업별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차이나텔레콤이 2.6%로 가장 높았고, SKT(2.2%)가 그 뒤를 이었다.


기술력과 서비스 수준 역시 세계 최상위로 나타났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2023년 5G 연결성 지수 평가'에서 한국은 기술력 측면에서 주요국 중 1위로 평가됐다. 2022년 기준 한국의 5G 가입자 비율은 36.4%로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이중 SK텔레콤은 5G 가입자 1393만명으로 글로벌 5G 가입자 수 8위에 올랐다.


통신 3사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차세대 핵심 기술 분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AI 활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히는 한편 양자 보안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5일∼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양자 분야 행사 '퀀텀코리아 2024'에서 잠재 고객 확보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 통신, 모듈, 센서장비 등을, KT는 유·무선 양자 키 분배 장치(QKD)와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통신사의 수익성 저하 원인으로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에 따른 요금 규제를 지목한다. 통신 시장의 포화 상황과 인구 구조 변화, 세계 주요국들의 정책 수립 현황 등을 고려해 정책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들이 지난 10년간 이익 성장에 실패한 이유는 신사업 발굴이 미진했던 탓도 크지만 요금 규제에 대한 영향도 적잖다"며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규제 기관들은 투자 활성화를 위한 요금 정책 수립에 한창이다. 포퓰리즘성 정책이 아닌 연관 산업인 정보기술(IT)·플랫폼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정책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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