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도 주 6일 출근”...비상경영체제 가동한 은행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1 15:56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매주 일요일 오후 비상회의
조병규 우리은행장, 금요일 저녁 간부들과 현안점검

신한은행 ‘Stop & GO’ 실시, 불필요한 지출 효율화
KB·하나은행, 긴축운영 시행...비용절감 목적

상생금융 등 일회성 비용, 연간 실적 ‘흐림’
관행적 업무 및 의전 손질...조직 긴장감↑

은행권.

▲은행권이 실적 성장세 둔화 등에 따라 유례없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사들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올해 1분기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상생금융 등 일회성 비용으로 순이익이 감소한데다 이를 상쇄할 만한 새로운 사업도 발굴하기 쉽지 않은 만큼 은행장 주재로 주말 회의까지 진행하며 조직에 대한 긴장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매주 일요일 오후마다 주요 임원, 간부, 관련 부서장들과 함께 비상경영회의를 실시한다. 실적이나 회사 주요 현안 등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이나 당면과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NH농협은행이 주말 회의를 실시한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NH농협은행은 2016년 당시 조선, 해운업에 대한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같은 해 상반기에만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 4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 감소했다. 홍콩H지수 ELS 배상액 3416억원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KB금융지주는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 중이다. 출장보다는 화상회의를 권장하고, 컬러프린터 사용을 자제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LS 최다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제들을 추진 중이다.


우리금융지주도 기업문화 개선, 비용절감을 위해 의전을 간소화하는 한편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이후에 부서장급 이상 간부들과 함께 밀린 현안을 점검하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경영진 전략 과제로 연말까지 프로젝트명 'Stop & GO'를 실행 중이다. 기존에 추진 중인 사업, 일상 업무, 회의체 등 관리업무에 대해 사업부서별로 자체 기준에 따라 검토하고, 현 시점에서 중단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지출, 중복된 상품 및 서비스, 사용률이 저조한 전산기기 등을 효율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비용 효율화, 긴축운영 방향 등을 각 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들이 유례없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은 H지수 배상액, 상생금융 등 일회성 비용으로 올해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들은 ELS 판매를 중단하면서 비이자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지도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 등으로 기존의 경영 방식만 고수해서는 미래의 생존을 답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깔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ELS 손실 사태 등 각종 사고들이 많아 금융권 전반적으로 영업환경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며 “하반기에는 신규 사업 등이 보다 구체화되면서 상반기보다는 경영 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내에서 은행의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은행이 비용을 줄이고 영업이익을 끌어올려야만 지주사들도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을 강화할 수 있다"며 “지난해 은행들이 기존보다 희망퇴직 조건을 축소한 것도 비용절감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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