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내가 간다” 의사들 초강수에...정부·시민·환자·병원직원 ‘비판’ 쏟아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1 00:19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투쟁선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투쟁선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교수 단체 등이 정부 의대 증원 확정 뒤에도 집단휴진 등 투쟁력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정부와 시민단체 등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임현택 의협 회장은 10일 전체 회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정부가 또다시 위헌·위법적인 행정명령으로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하고 행정처분을 예고하고 있다"며 “우리가 왜 의료 노예처럼 복지부가 휴진을 신고하라고 하면 따라야 합니까?"라고 적었다.


이어 “하루 휴진을 막기 위해 15일 업무정지를 내릴 정도로 셈을 못 하는 정부의 노예화 명령이 있다면 100일 넘게 광야에 나가 있는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기 위해 저는 기꺼이 의료 노예에서 해방돼 자유 시민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또 “정부가 총칼을 들이밀어도 제 확고한 신념은 꺾을 수 없다"며 “결코 비겁한 의료 노예로 굴종하며 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원 여러분, 당당한 모습으로 18일 오후 2시 여의도공원에서 만납시다“라고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박용헌 의협 부회장도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감옥은 제가 갑니다. 여러분은 쪽팔린 선배가 되지만 마십시오. 18일입니다“라며 휴진 동참을 당부했다.


의협은 전날 열린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18일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 개최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의협은 "가장 선봉에 서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한 투쟁의 그 서막을 알린다“고 밝혔다.


의협 회원인 의대 교수들도 의협 결정에 따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오는 12일 정기총회를 열고 '전체 휴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다른 의대 교수단체이자 전국 20개 의대 교수가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의협과 행동을 같이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제외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을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서울병원 등이 속한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대 교수 비대위는 의협 결정에 따라 18일 하루 휴진하고, 이후 정부 방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의협의 개원의에게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하는 등 집단행동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의료계 집단휴진 계획에 "엄연한 불법 행위이며 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으로, 국민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의료법에 근거해 개원의에 대한 진료명령과 휴진 신고명령을 내린다“며 "집단행동을 유도하고 있는 의협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의 법적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중대본 브리핑에서 "각 시도는 의료법 제59조 제1항을 근거로 관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집단행동 예고일인 6월 18일에 휴진 없이 진료를 실시하라는 진료명령을 내리고, 그럼에도 당일 휴진하려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3일 전(영업일 기준)인 6월 13일까지 신고토록 조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무개시명령에 따르지 않는 기관은 15일 업무정지를 받을 수 있고 1년 이내의 의사 면허 자격 정지에 처할 수 있다“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처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자단체와 보건의료노동자단체, 시민단체 역시 일제히 집단휴진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성명에서 "넉달간의 의료공백 기간 어떻게든 버티며 적응해왔던 환자들에게 휴진 결의는 절망적인 소식“이라고 낙담 심경을 밝혔다.


이어 "서울의대 비대위가 '정부의 무도한 처사가 취소될 때까지 진료를 미뤄달라'고 했지만, 정부만 아니라 의사들 역시 무도한 처사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의료계가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불법 행동 카드를 다시금 꺼내 들었다“며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의사의 불법 진료거부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 (정부가) 불법행동 가담자에게는 선처 없이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의사집단의 끊이지 않는 불법행동에 대해 공정위 고발 및 환자피해 제보센터 개설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보건의료 노동자들로 구성된 보건의료노조도 성명을 내고 "정부가 강압적인 조치를 해제했는데도 의사 집단은 강대강 대치를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 생명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가진 의사들의 집단휴진에 환자들은 속수무책이고, 국민은 절망하고 있다“며 "의사집단의 집단휴진은 누가 봐도 억지고 명분이 없다“고 질타했다.


한국노총 의료노련도 성명에서 "의대 증원과 '복귀 전공의 행정처분 중단'이라는 정부 결정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서울의대·서울대병원과 의협의 휴진 결정은 명분이 없다“며 "환자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집단 휴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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