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진짜 밸류업 아직 멀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3 15:22

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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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최근 '밸류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각종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밸류업 공시 1호' 상장사 키움증권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대한 비판에 시장은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실제 정 이사장은 오는 18일과 20일 각각 홍콩 싱가포르에서 로드쇼가 예정돼 있다. 밸류업 실무를 맡은 경영진과 글로벌 투자은행(IB) 두 곳과 동행한다. 이번 행사는 거래소가 단독으로 주최한다.


앞서 정 이사장은 지난달 14일 일본거래소(JPX) 도쿄 본사에서 야마지 히로미 JPX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했다. 또 같은 달 16일에는 이 원장과 뉴욕 투자자를 만나 밸류업에 대한 홍보를 이어나갔다.



이 같은 노력에도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3% 밖에 상승하지 못했다. 지난 한 달간은 1% 초반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올해 전세계 주요 증시의 70%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거나, 최고치에 근접했다. 나스닥 지수는 연초 이후 19% 이상 상승했다.


최근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상법상 '이사 충실 의무' 조항 개정도 언급하면서 상장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밸류업 공시를 생각할 겨를도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법 382조3항에는 기업의 이사는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돼 있다. 기업의 주요 경영 판단 권한을 위임받은 이사는 회사를 위해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상법상 의무다. 그간 이 조항으로 국내 기업 이사들이 회사는 대주주라는 인식이 우선시 됐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졌다는 논란이 나타났다.


이에 회사 외에 '주주'를 위해야 한다는 규정을 넣어야한다는 정부의 의견이 나온 것이다. 일반 주주 보호 등의 측면에서는 맞을 수 있다. 다만, 소송 등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기업을 소극적으로 만들 것이란 우려도 크다.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자율성'을 외쳐왔다. 시장 흐름에 따라가며 적극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란 뜻이었다. 정부의 당초 뜻대로 법을 바꿔 주가를 올릴 순 없을 것이다. 국내 증시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좀비기업 퇴출책, 공매도 등 시급한 문제도 많다는 걸 다시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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