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FOMC 점도표, 연 1회 금리인하 시사
금리시장에서는 2회 인하에 베팅…9월 인하 확률 56.7%
“5월 CPI는 완벽한 디스인플레이션”…“점도표 중요하지 않아” 분석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인하 1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이어갔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금리가 두 차례 인하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5월 물가보고서가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오자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궤도에 다시 올랐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다.
연준은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이번까지 7회 연속 동결됐다.
연준이 이어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전망치를 5.1%(중간값)로 예측, 연내 한 차례의 인하를 시사했다. 19명의 참석자 중 7명이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측했고, 4명은 올해 금리 인하가 아예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8명은 2차례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지난 3월 회의에선 FOMC는 연말 금리를 4.6%로 전망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기존 3회에서 1회로 대폭 축소된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2%로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이 강화되기 위해선 좋은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며 “단편적인 수치만으로 지나치게 고무돼선 안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매파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 2회 금리인하'에 베팅을 늘리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한국시간 13일 오전 11시 기준 9월에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1거래일 만에 46.8%에서 현재 56.7%로 뛰었다.
연말에 미국 금리가 4.75~5.0%로 인하될 가능성도 같은 기간 37.3%에서 42.3%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보험사 네이션와이드 뮤추얼의 케이시 보스탄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빠르면 올 9월을 시작으로 미국 금리가 두 차례 인하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연준이) 보수적인 모습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미국 근원 CPI 상승률(전년대비)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이러한 배경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재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안정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확신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온 만큼 시장에서는 점도표보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의미를 더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CPI는 전년 대비, 전월대비 각각 3.3%, 0.0%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3.4%, 0.2%씩 상승했다. 모두 지난 4월(헤드라인 3.4%·0.3%, 근원 3.6%·0.3%)과 시장 예상치(헤드라인 3.4%·0.1%, 근원 3.5%·0.3%)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근원 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적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또 근원 CPI에서 임대료 등 주거비까지 제외한 '슈퍼코어(초근원)' 인플레이션은 전월대비 0.04% 하락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기에 유명한 매파 위원으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것은 완벽한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 등은 “5월 CPI와 비슷한 내용이 올 여름에 연달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다소 내놓은 점도 연 2회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과 관련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한 상황으로 되돌아갔다며 “우리가 보고 싶었던 수요의 점진적 감소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5월 CPI에 대해 “고무적"이라며 이번 물가 보고서가 점도표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시사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파월은 회견에서 점도표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듯 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