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왜?… 저축은행 부동산PF 직격탄 ‘가시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4 13:40

-‘키움증권 100% 계열사’발 리스크…키움저축은행·키움예스저축은행 부실 우려 급등

-키움저축은행 부동산PF 연체율 상위 20개 중 1위, 키움예스저축은행 신용등급 하락

-키움예스저축은행, 브릿지론 충당금 선반영 비율 스마트저축은행의 절반도 안 돼


키움증권 본사 사옥.

▲키움증권이 상장사 중 최초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본 공시했지만, 급조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진은 키움증권 본사 사옥. 에너지경제신문DB

18년 연속 국내 주식 위탁매매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키움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부동산PF와 크게 관련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문제는 100%인 계열사인 저축은행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계열사인 키움저축은행과 키움YES저축은행의 부동산PF 연체율이 저축은행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키움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상위 20개 저축은행 가운데 1위였고, 키움YES저축은행은 부동산PF 리스크 영항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실자산은 쌓이는데 충당금 반영 비율이 5년래 최저를 기록하는 등 키움 자회사 저축은행의 느슨한 대처가 지표상에 나타나고 있어 추가 부실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키움YES저축은행 자산 부실화 경고, 신용등급 하락

지난 5일 한국기업평가는 키움YES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등급 하락의 골자는 부동산PF 관련 비용 및 추가 부실 우려다.




지난 1분기 키움YES저축은행의 요주의 이하 여신은 4461억원, 고정 이하 여신은 1551억원으로 지난해 말 943억원(요주의 이하 이하 여신 규모와 고정 이하 여신이 같다)과 비교할 때 요주의 이하 여신은 4.73배, 고정이하 여신은 0.64배 증가했다. 요주의 자산이란 말 그대로 대금 회수에 주의를 요하는 자산이고, '고정(固定)'이란 대출해 준 돈이 막혀서 돌지 못하게 된 상태를 의미한다.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인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가운데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요주의 단계는 자산건전성이 '노란불'이, 고정이하 여신은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키움YES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 말 기준 자산의 9.6%가 고정이하 여신이다


키움YES저축은행의 자산이 부실화된 배경은 부동산 PF에 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키움YES저축은행의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브릿지론+본PF)는 4207억원이다. 이는 전체 대출의 26%, 자기자본의 154%에 해당한다. 이중 브릿지론 관련 익스포저는 1891억원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브릿지론은 토지 매입을 위한 계약금 대출과 잔금 납부를 위한 대출로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 중 가장 위험한 대출로 꼽힌다.




송미정 한기평 연구원은 “PF 관련 대출의 건전성 저하가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 여신의 과반이 PF 관련 대출이며, 자율협약 중단 등에 따른 건전성 재분류 물량 증가로 고정이하 여신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저축은행 부동산PF 연체율 19.18%로 1위 불명예

키움증권의 또 다른 저축은행 계열사인 키움저축은행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저축은행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키움저축은행의 1분기 말 기준 부동산 PF 연체율은 19.18%로 상상인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을 제치고 자산 상위 20곳 저축은행 중 PF 연체율 1위란 '오명'을 썼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상상인저축은행이 25.05%로 가장 높았으나 리스크 관리를 통해 PF연체율을 18.97%까지 끌어내렸다. 반면 키움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보다 1.59%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올해 부동산PF 연체율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 연체율은 6.95%였는데 1분기 사이 12.13%포인트 상승했다. 고정 이하 여신도 103억원에서 297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저축은행의 실적악화는 키움증권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키움증권이 두 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키움저축은행은 연체율뿐만 아니라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도 악화됐다. 지난 1분기 키움저축은행의 부실여신(회수의문과 추정손실)은 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549억원보다 30% (231억원) 증가했고, 고정 이하 분류 여신은 90% (1063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대손충당금 증가 속도는 자산 부실화 속도와 온도차가 확연하다. 지난 1분기 12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004억원과 비교해 280억원(21%)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모습은 키움예스저축은행에도 나타난다. 1분기 말 기준 키움예스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57%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다. 2022년까지는 100%를 상회해 고정이하 여신보다 대손충당금이 더 많았다. 특히 2021년 말에는 154%를 기록, 올 1분기 말과 비교할 때 3배 가까이 높았다.


'브릿지론 대응' 충당금 적립 타사의 절반 수준

특히 브릿지론 관련 선제적 대응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지난 1분기 키움예스저축은행의 브릿지론 대출은 458억원인데 이에 대해 168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충당금 적립비율은 36.6%다. 이는 다른 저축은행과 비교할 때 낮은 편이다. 2023년 말 기준 바로저축은행과 스마트저축은행의 고정이하 브릿지론의 충당금 적립률은 각각 47.4%, 87.5%로 키움예스저축은행보다 11.2%포인트, 50.1%포인트 높다.


송 연구원은 “브릿지론 부실화 및 손실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부실 사업장 물량의 경우 경·공매를 통한 회수가 권고되고 있으나 매각가 이슈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 현 부동산 업황에서 매각 대상을 확대할 경우 손실 부담의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주택가격 하락, 원가상승, 고금리 등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부실 위험 지속되고 있다. 일부 건의 경우 매각을 통한 회수 진행 중이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브릿지론 문제가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상무는 “지난해에는 브릿지론의 문제를 만기 연장 등으로 이연 시켰으나 올해는 지난해와 같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브릿지론 중 30~50%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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