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레정지 중 ‘20억+696만주’ 화신테크에 넘겨
현금·주식 넘겼는데 부동산 강제경매로 팔려가
회사 대표가 ‘하자’ 팔아치운 화신테크 출신
금투업계 “현금과 자산을 빼돌리고 있는 정황”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세원이앤씨가 큰 손실을 입을 위기다. 이미 상폐된 화신테크 소유의 부동산을 사들인다며 이미 수십억원을 입금했는데, 이후 법원 경매로 제3자에게 낙찰됐기 때문이다. 옛 화신테크와 현 세원이앤씨 임원진이 같다는 점에서 해당 거래는 회사의 현금과 자산을 빼돌리려는 '작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대구지방법원에 따르면 화신테크 소유였던 대구광역시 달성군 토지와 해당 부지의 공장, 기계기구 등은 법원의 강제경매를 통해 지난 13일 제3자에게 낙찰됐다. 낙찰가격은 210억원이다.
반면 세원이앤씨가 해당 부동산을 지난 5월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세원이앤씨는 해당 부동산을 19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으며 화신테크는 이미 계약금으로 약 20억원의 현금과 세원이앤씨의 주식 696주를 받아갔다. 이는 전부 약 85억원 규모다.
해당 부동산의 1차 경매는 지난 5월 9일이었다. 당시 최저가 262억원에 경매를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이후 4일 뒤 세원이앤씨의 공시가 나온다. 세원이앤씨의 해당 부동산 양수 계약일은 5월 13일이다.
세원이앤씨는 계약 전날 화신테크를 상대로 696만주 규모의 제4회 자기보유 전환사채(CB)를 매도했으며, 화신테크는 하루 뒤 곧바로 CB를 주식으로 바꿔갔다. 화신테크의 현재 세원이앤씨 지분율은 8.86%나 된다
그리고 한 달 뒤 2차 경매에서 해당 부동산이 낙찰된다. 결국 세원이앤씨는 현금과 주식을 넘겨줬지만 등기조차 하지 못한 채 해당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졌다.
해당 부동산은 이미 정상적인 거래가 힘든 물건이었다는 게 주변인들의 설명이다.
화신테크는 지난 2021년 채무 불이행으로 회생 절차가 진행될 위기에 놓이자 보유 현금과 공장 부동산을 매각해 채무를 상환하겠다고 법원에 밝혔다. 하지만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재산보전처분 등기가 말소되자 블루서밋캐피털이라는 곳으로 보유 자금을 대여해주고 부동산도 넘겨 가등기를 했다.
이 일로 해당 부동산은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양도와 임대 등이 금지되는 가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매매가 금지된 부동산이지만 화신테크는 지난 2022년 대원엔비텍이라는 곳에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한다. 대원엔비텍은 계약금 19억원을 입금하고 나서야 해당 부동산이 법원으로부터 위법행위금지 가처분을 받은 상태란 것을 알고 화신테크를 사기로 고소까지 한 상태였다.
당연히 이번 세원이앤씨의 거래 계약도 정상적인 이행이 어려웠던 상황이었으며, 이번 경매로 기정사실이 됐다.
문제는 이는 세원이앤씨의 실수가 아닐 가능성이 짙다는 점이다.
현재 세원이앤씨의 김동화 대표는 화신테크가 상폐되던 시기 화신테크의 최대주주인 이노와이즈코리아 대표였기 때문이다. 세원이앤씨의 현재 최대주주는 범한메카텍이지만 현재 세원이앤씨 내에서 영향력이 제한된 상태다.
세원이앤씨는 정관에 '적대적 기업인수나 합병 의결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5분의 4 이상으로 하되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3 이상의 수로 하여야 한다'는 '초다수 결의제' 내용이 있어 범한메카텍이 기존 김 대표를 내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적은 지분으로 상장사를 장악한 뒤 회사의 현금과 자산을 빼돌리고 있는 정황이 짙다"며 “주변의 고발이 이어질 경우 현 세원이앤씨 경영진은 횡령이나 배임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세원이앤씨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