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휴전’ 안 됐지만 등 떠밀었나...푸틴 24년만 방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7 22:27
김정은(오른 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은(오른 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19일 북한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7일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초청으로 1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 방북은 2000년 7월 19∼20일 이후 24년 만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도 “푸틴 대통령이 북한이 국가방문(국빈방문)한다"며 방북 사실을 러시아와 거의 동시에 발표했다.


양측은 푸틴 대통령 방북을 하루 앞둔 이날 일정을 공식 발표하면서도, 북한 내 일정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다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18일 극동지역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 일정 직후 북한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베트남을 방문하는 만큼 그가 북한에 실제로 머무는 시간은 약 하루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을 포함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이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과 북러 정상회담을 한 이후 9개월 만 답방이기도 하다.


당시 김정은은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에 방문해달라고 초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이번 푸틴 대통령 방북은 북한이 백화원 영빈과 김일성 광장 등에서 손님맞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서 임박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에 외국 정상이 방문하는 것은 북한이 2020년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한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러시아 지도자로선 처음 북한을 찾아 김정은 아버지인 김일성과 회담하고 북러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집권 5기를 공식 시작한 이후 가장 먼저 중국(5.16∼17)을 찾은 뒤 벨라루스(5.23∼24), 우즈베키스탄(5.26∼28)에 이어 북한을 네 번째 해외 방문지로 택했다.


2019년 김정은 방북 요청에 응하지 않았던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는 신속한 북한 답방으로 점점 공고해지고 있는 북러 밀착을 과시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국제사회 대부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세를 강하게 비판하는 것과 달리 북한은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북한은 크림반도를 포함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병합을 인정한다.


북한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작전에 필요한 무기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립 위기인 러시아는 조건 없는 지지를 보내는 북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번 푸틴 대통령 방북은 이에 대한 보답 성격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일정 최대 관심사도 양측 군사협력 수준이다.


이미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인공위성 기술 지원을 시사했다.


특히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되살리는 정도의 협의가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조항은 1961년 옛 소련과 북한이 체결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에 포함됐다가 한러 수교로 1996년 폐기된 바 있다.


2000년 체결된 북러 '우호·선린·협조 조약'에는 자동군사개입 조항 대신 '쌍방 중 한 곳에 침략당할 위기가 발생할 경우 (중략) 쌍방은 즉각 접촉한다'는 내용만 담겼다.


우리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양측이 '유사시 자동군사개입'에 가까운 수준의 군사·안보 협력에 합의하거나 조약까지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북한 노동자 고용도 예상 의제 중 하나다.


북한 노동자 수급 계약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에 저촉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재건하는 데 북한 노동자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방북에 이어 19∼20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초청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양국의 무역, 경제, 과학, 기술, 인도주의적 분야의 포괄적인 전략 파트너십을 더욱 발전시키는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지역 의제에 대한 현안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다는 방침이다.


푸틴 대통령은 응우옌 푸 쫑 서기장과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 등과 만나 양국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여러 양자 간 문서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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