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5억 부모 9억 집 살 때 대출”...尹 저출생에도 ‘부자’, 재원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9 21:39
저출산고령사회위 회의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저출산고령사회위 회의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저출생 지원을 부유층 부모로 한층 확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부자 복지'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이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19일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강의 전성기를 누렸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멸망의 길에 접어든 결정적인 원인은 인구 감소였다"며 “오늘부로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한다"고 말했다.


위원회 위원장인 윤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해 3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 신설 방침을 밝힌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의 명칭을 '인구전략기획부'로 정했다고 밝혔다.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아 저출생·고령사회·이민정책을 포함한 중장기 인구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대통령실에도 저출생 대응 수석실을 설치해서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며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핵심 분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일·가정 양립과 관련해, 현재 6.8%인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임기 내 5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성 출산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고,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이 가능한 자녀 연령을 8세에서 12세로 상향하겠다고 설명했다.


2주씩 단기간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제도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휴직 기간 받는 육아휴직 급여를 첫 3개월은 월 250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사업주에게도 육아휴직 근로자 대체인력 지원금으로 월 12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또 “임기 내 3세부터 5세까지 아이에 대한 무상 교육·돌봄을 실현하고,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모든 학년의 아이들이 원하는 늘봄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대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지난해 기준 0.72명)로 떨어진 합계출산율을 2030년까지 1.0명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수립됐다.


다만 정책을 이끌 재원이 문제인데다, 부유층 부부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논란도 예상된다.


이미 윤 정부는 출범 이후 각종 '부자 감세' 정책을 핀 가운데, 심각한 세수 결손에 직면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연 소득 7800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자 대상 조세지출은 2019~2021년 연간 10조원 안팎이었다.


그러나 윤 정부 출범 첫해인 2022년에는 12조원, 2023년에는 14조원대로 늘었고, 올해는 15조원으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에도 정부는 수십 조원대 '세수 펑크'에도 종합부동산세 및 상속세 완화 등 감세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현 상태로도 세수 결손이 심각하고 재정 상태가 엉망인데 여기에 또 감세를 꺼내 들고 있다"며 “재정 파탄청문회" 추진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저출생 대책에도 '부유층 부담 경감'이라는 정부 기조가 담겼다.


윤 대통령은 재원이 특히 중요한 주거 정책과 관련해 “신혼부부에게 저리로 주택 매입과 전세 자금을 대출하고 출산할 때마다 추가 우대금리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신생아 특례대출 부부합산 소득 기준은 상위 2% 정도에 해당하는 2억 5000만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 대출은 2년 이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가 연 1∼3%대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 구입자금과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자산 기준은 4억 6900만원이하, 주택 기준은 가격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29일 출시한 이 대출 소득 기준을 1억 3000만원으로 뒀다.


이를 지난 4월 초 '부부합산 2억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올해 3분기 중 소득 기준 상향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대출 신청은 6조원가량(구입자금·전세자금 합산) 들어왔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10조원가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 기준이 현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는 2025년부터는 이 예산이 더욱 많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런 '고소득 지원' 논란과 관련해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저출생 반전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다 동원해보자는 것"이라며 “3년간 실험적으로 시행해본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10조원 규모 특별회계를 신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특별회계와 관련해서는 특별회계를 둬야 되지 않나"라는 정도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속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까지 포함을 시킬지, 그리고 재원을 어디까지 할 건지는 아직도 관련 부처 간에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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